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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보류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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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초름 Sep 23. 2023

7. 세상에서 제일 달콤한 카라멜 마키야토(1)

    "흐억,"

    오른손으로는 펜을 쥔 채로, 왼 팔에 기대어 책상에서 쪽잠을 청하던 부영이 바르륵 떨면서 잠에서 깬다. 그 바람에 부영의 발바닥을 배개삼아 자던 커피도 덩달아 화들짝 놀라며 경계태세에 돌입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일인 듯 커피는 작고 촉촉한 혓바닥으로 부영의 발가락을 핥기 시작한다. 부영은 고개를 숙여 커피를 한 손에 안는다. 커피를 쓰다듬으며,

    "괜찮아. 행복한 꿈이었어."

    어느새 1년이 흘렀다. 그동안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눈을 감는다. 눈을 감으면 부영은 '그날'로 돌아간다.


D-day

    - 안녕,

    부영은 민서에게 문자를 받았다. 유서였을까. 하지만 알람이 울린 그 시간, 부영은 이미 민서의 장례식장에 있었던 걸.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그런데 있다. 문자는. 있다?

    뭐?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단짝 친구 민서가 죽었다는 말도 안되는 전화를 받고 한수대병원까지 뛰어온 부영이었다. 어떻게 왔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저 양쪽 귀에서 쉼 없이 울리던 경적소리가 파편화된 메아리로 맴돌 뿐이었다. 눈 앞에서 마주한 민서의 영정사진을 받아들이지도 못한 채로 하염없이 울던 부영은, 민서의 문자 한 통으로 단 몇 초 만에 뒤집히는 감정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민서가 사실 살아있고, 저 관 안에는 민서를 사칭하는 여성이 들어있을 거라는 이상한 확신이 스쳤다. 동시에 민서는 마르긴 했지만 키가 꽤 크고 뼈대가 굵은 편이니까 관 속에 들어있는 인간이 꼭 여성에 국한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 그러니까 남성이 들어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 아니지, 부검을 했을 테니 남성이라면 이미 들통이 낫을 거라는 생각. 관 안에는 어떤 모습의 민서, 사실은 민서를 사칭하는 여성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 미국에서는 죽은 사람의 얼굴에 화장도 해준다는데, 우리나라의 정서와는 맞지 않으니 아무래도 맨 얼굴이지 않을까? 한복을 입고 있나? 소복? 아니면 벌거벗고? 나체로?

    '안녕,'이라는 말. 헤어짐의 안녕일까, 반가움의 안녕일까. 반가움이었다면 '안녕?' 하는 의문문이었을 텐데. 또 온점을 굳게 찍었다면 헤어짐의 안녕이었을 것이고. 그런데 안녕, 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잠시만, 너 민서 맞아?

    부영은 민서에게 답장을 보냈다.

    - 너, 누구야?


D+1

    답장이 왔다.

    - 나 민서야.

    민서 너 살아있었구나! 집에 돌아온 부영은 후로도 몇 번의 전화를 걸어봤지만 답은 없었다. 그래도 부영은 '확실히' 문자를 받았다. 민서는 아마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인 듯했다. 답장을 받은 부영은 허겁지겁 한수대병원으로 향했다. 민서가 왠지 산 채로 장례식장에 있을 것 같았다. 범인은 현장에 나타나는 법이니까. 범인?

    그래 범인. 민서가 위장죽음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 자, 정리해 보자. 민서는 범죄자가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신변을 숨기고 자살로 위장하여 어딘가에 숨어있을 수밖에 없던 거지. 혹시 살인을 한 걸까. 아무리 그래도 의사가 살인이라니. 설마. 조금 더 가벼운 범죄가 뭐가 있지? 그렇다면 사기를 쳤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수억 단위의! 똑똑한 민서라면 마음만 잘 먹어도, 아니 잘 못 먹어도 사기 치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글쎄. 민서는 뭐랄까, 영특하긴 해도 영리한 아이는 아니다. 민서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법 없이도 살아갈 순리적인 사람. 그래 이거다. 식상할 정도로 잘 어울리는 말. 초등학교 때 부영이 문방구에서 몰래 맥주맛 사탕을 훔칠 때(물론 다시 돌려줄 생각이었다. 도둑질이라는 행위를 해보고 싶었던 것뿐이다.)에도 민서는 자신이 200원을 주고 산 맥주사탕을 대신 두고 나오던 아이였다. 그렇다면, 그도 아니라면, 혹시 치정? 가정이 있는 남자와 바람이 난 걸까. 부영은 민서랑 수다를 떨 때 언급되었던 모든 남자들의 이름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영민, 성욱, 건희, 규정, 홍일... 죄다 병원 사람뿐이군. 민서는 본래 내성적인 편이라 매일 봐야만 하는 병원 사람들 말고는 크게 교류를 하며 지내지 않았다. 바이올린 학원도 다니고 러닝 동호회도 하는 부영이 한 번만 같이 가보자고 졸라대도 민서는 늘 당직 핑계를 대며 거절하기 일쑤였다. 응급실 의사가 바쁘다고는 하지만 어쩜 일주일 중에 일주일이 당직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하. 이제야 이해가 간다. 거기에 네 남자가 있었던 거구나?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오른다고, 나 몰래 격정적인 사랑을 하고 있었단 말이지? 우리는 비밀이 없는 사이인데. 아무리 불륜이라 해도 나한테는 말해주지 그랬어. 괜스레 서운함이 느껴지는 부영이었다.

    부영은 관 속의 여성을 봐야 했다. 하지만 병원에 도착한 부영에게 상봉아저씨는 퉁퉁 불은 눈으로 이미 새벽에 입관식을 치렀다고 했다. 이제 민서를 볼 수 없는 거냐고 묻는 부영의 말에 상봉아저씨는 뚝, 뚜욱하며 눈물만 연신 흘려대었다. 민서는 아버지한테 문자를 보내지 않은 게 분명했다. 불효녀가 따로 없네. 아빠한테 일절 언질을 안 하다니, 민서답지 않았다. 상봉아저씨는 민서 사진 앞으로 가서 몇 초간 겨우 서 계시더니 결국 무너져 앉으셨다. 마치 와르르 붕괴되는 뉴스 속 건물처럼. 반면, 민기는 조의금 수거함 뒤의 의자에 피사의 사탑마냥 삐딱하게 앉아 핸드폰게임을 해대고 있었다. 지 누나가 죽었는데 핸드폰게임이라니. 너 내가 민서 만나면 다 일러바칠 거야.

    그나저나 굉장히 비슷한 여성을 섭외했나 보다. 아저씨와 민기가 그 여성의 시체를 봤음에도 여전히 민서라고 생각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D+2

    전날 저녁부터 하루종일 민서를 찾아보았지만 민서는 제 모습을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당장 내일이 발인인데. 내일이 지나면 현장은 사라진다. 민서를 찾기에 훨씬 더 많은 난관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부영은 오전에 민서를 발견한 줄 알고 큰 소리를 내었던 것에 대한 찝찝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 대상은 민서가 아닌 민서의 어머니였다. 민서의 부모님은 민서가 대학생이 된 이후 갑작스레 이혼을 선택하셨다. 그렇다고해서 예상치 못했던 일은 아니었다고 할까. 부영은 어릴적부터 민서와 친했기에 어머니에 대해 아는 바가 없지 않았다. 확실한 건 당신이 부영을 몹시나 싫어한다는 것 정도. 하지만 부영은 그 사실이 딱히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어머니는 모두를 싫어했으니까. 부모사랑은 내리사랑이라지만 민서네 어머니에게는 딱히 해당사항이랄 것이 없었다. 그래서 부영은 어머니가 자신을 싫어하는 게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했다. 친딸래미는 싫어하면서 자신을 좋아하면 민서가 상처 받지 않겠는가. 부영은 어머니를 볼 때마다 꼭 한 번쯤은 물어보고 싶었다.

    어머니, 어머니는 당신조차 싫으신가요? 아니면 사랑의 총량을 모두 당신에게 바치시느라 우리를 싫어할 수밖에 없으신가요?

    어머니에 관한 사담은 나중에 하는 것으로 하고, 문제는 다시 장례식장으로 돌아가 발생하였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부영의 눈 앞에 순간적으로 민서와 똑같은 키와 체격의 인물이 나타난 것이었다. 부영은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 야!!! 하고 소리를 질러버렸다. 이런. 어머니잖아. 부영이 그 정체를 알았을 때는 이미 부영이 뿜은 파동이 어머니의 고막에 닿은 후 였다. 그 덕에 안 그래도 침울한 분위기가 험악한 분위기로 조성되어 버렸고, 민서의 어머니는 참지 않고 부영에게 소리쳤다.

    "뭐야 너!!!"

    부영은 입을 틀어막았다. 입을 너무 세게 틀어막았기에 죄송하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화가 잔뜩 담긴 표정을 지으시더니 상봉아저씨 앞으로 가셨다. 어머니가 싸울 상대는 내가 아니라 상봉아저씨였다.

    "내 딸을 죽여?"

    힘 없이 앉아있던 상봉아저씨는 천천히 고개를 들고는 붉어진 눈을 치켜들고 치아를 바드득하며 갈았다. 그 눈에는 살기가 어려있었다. 부영은 숨어있던 민서가 뛰쳐나와 상봉아저씨를 안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지지 않고 노려보며 말했다.

    "내 딸, 아들 다 뺏어간 게, 죽이려고 그런 거니? 네가 그러고도 아빠야?"

    아저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영은 이미 듣고 있었다. 민서의 장례가 시작된 날부터 상봉아저씨는 당신이 아빠였으면 안 됐다고 흐느끼고 있었다. 민서의 속셈이 뭔지는 몰라도, 상봉아저씨에게는 너무나도 잔인한 일이었다.

    그때, 알람이 울렸다.

    -일종의 집행유예 같은 거지.


D+3

    집행유예라니. 누가 집행유예라는 건데, 상봉아저씨? 어머니? 민기? 아니면, 나?

    민서의 발인을 마치고 납골당에 묻어둘 때 까지도 부영은 주위에 숨어있을 민서를 찾느라 눈알을 팽팽 굴려댔다. 그러다 보니 주위 사람들과 수도 없는 눈 맞춤을 하게 되었는데,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부영에게 다가왔다. 여섯 번쯤 눈이 마주쳤을 때였다. 그가 말했다.

    "자살 아니죠?"

    "네?"

    "민서, 자살 아닌 거 알죠?"

    "그걸 어떻게..."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아니, 저기요."

    "박영민이라고 합니다. 한수대병원에서 민서랑 일하는 동료예요."

    아, 부영은 그를 알고 있었다. 민서의 직속선배가 당신이군요. 고작 1년 선배주제에 툭하면 민서를 불러다 혼내대서 당직을 서게 만든 장본인. 민서가 말한 집행유예의 당사자는 그대일 수도 있겠군요. 부영은 떨떠름한 표정을 감추지 않고 대답했다.

    "네. 민서한테 그쪽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죽을 아이가 아니에요. 상황은 더더욱 아니었고요."

    "죽으면 안 되는 상황이 있나요?"

    "그럼요. 민서가 죽은 날 오후에 인공신장이식 수술이 있었습니다. 죽으려면 그 수술은 끝내고 죽었어야죠."

    부영의 얼굴이 꾸깃거리며 일그러졌다. 산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 이렇게까지 무례할 수가 있을까. 이미 죽은 영혼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데, 하물며 몸체를 지녔던 민서에게는 얼마나 못된 말을 일삼았을까. 부영은 그가 혐오스러웠다.

    "어쩜 죽은 사람 앞에다 대고 그런 말을 해요? 죽으려면 사람은 살리고 죽었어야 한다니. 그게 의사가 할 말이에요?"

    "의사니까요. 우리는 의사입니다. 내 목숨보다 중요하고 값진 건 내 환자의 목숨이에요. 적어도 민서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애가 환자를 제쳐두고 죽었을 리가 없으니까요!"

    여태껏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던 영민은 제 화를 이기지 못하여 순간적으로 몸을 떨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부영을 째려보며 말했다.

    "누군가 민서를 죽인 겁니다. 타살이에요. 부검은 제대로 한 겁니까? 누가 했습니까. 여기 한수대병원에서 했나요?"

    그때 문자가 울렸다.

    - 넌 아직 내가 의사라고 생각하지?


D+11

    발인이 지나고 여태까지도 민서에게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자신은 더 이상 의사가 아니라는 듯한 말. 도무지 그 속내를 알아차릴 수 없었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는 민서가 걱정스러워지는 부영이었다. 영민이 말하기를, 민서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일에 진심이었던 의사라고 했다. 특히 1년 전 즈음부터는 당직이 아닌데도 괜히 병원에서 대기하면서 병원 일을 도왔단다. 그래서 영민은 민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과로사일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다고 했다.


    왜 문자가 오지 않는 걸까. 더 이상의 문자는 없는 걸까? 하지만 민서가 지금까지 보낸 문자는 마치 천 개의 퍼즐 속 각각 떨어져 있는 네 개의 조각 같았다. 사실상 맞출 수 있는 조각은 하나도 없는 상태. 고민하고 말 것도 없다. 그러니까 민서는 퍼즐조각을 더 보낼 것이다, 언젠가는. 그렇지만서도 기약 없는 시간은 흐르고 있었고, 부영은 그 속에 갇혀 있었다. 부영은 당장 영민에게 전화해서 민서의 문자를 읊어주고 싶었다. 매일 민서를 보던 동료니까 민서를 찾는데에 도움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민서는 자신의 가족에게도 진실을 숨기고 있다. 그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고민하던 부영는 민서의 문자 속 암호처럼 느껴지는 '집행유예'의 뜻에 대해서만 흘깃 물어보기로 했다. 부영은 영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영민씨 안녕하세요. 바쁘시죠?"

    "네. 용건이 무엇인가요?"

    사나운 사람.

    "아 예, 빨리 할게요. 혹시 민서가 집행유예라는 말을 쓴 적이 있나요?"

    "네. 왜요?"

    "잠시만요, 있다고요? 정말요? 왜요?"

    부영은 자신이 물어보긴 했지만 예상치 못한 영민의 가벼운 긍정에 황당한 당황을 느꼈다.

    "제가 물어봤지 않습니까. 왜 물어보시냐고요."

    특유의 사나운 목소리로 재촉하는 영민의 말에 부영은 말문이 막혔다.

    "그게... 대답할 수 없어요."

     임기응변은 꽝인 부영이었다.

    “그럼 저도 대답할 수 없겠네요."

    “왜 그러세요. 민서가 죽었을 리 없다고 한 건 영민씨도 마찬가지잖아요."

    “정말 민서가 살아있나요?"

    하마터면 그렇다고 할 뻔했잖아. 부영은 흥분하여 말을 내뱉지 말고 천천히 말하기로 마음을 다스렸다.

    "그런 뜻이 아니라, 죽음의 원인을 밝혀야 한다는 말이었어요."

    "그렇다면 왜 혼자만 알아내려고 하십니까. 저도 죽음의 원인에 대해 알아야겠는데요."

    "영민씨는 바쁘시잖아요. 저는 일을 관둬서 하루종일 민서 생각만 할 수 있어요. 영민씨도 본격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싶으신 거라면 일을 관두시던가요."

    이렇게까지 유치하게 나갈 생각은 없었다. 심지어 회사를 관두지도 않았는데. 부영은 유치한 거짓말을 한 자신이 부끄러워 머리를 쥐어뜯었다. 병원에 찾아가지 않고 전화를 건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영민은 잠시 말이 없더니 대답했다.

    "... 언젠가부터 당직을 안 서도 되는 날인데도 매일 같이 당직을 섰어요. 무리해서 쓰러지면 환자 하나 더 늘어나는 거다, 병원에 피해 끼치지 말고 집에 가라, 아무리 뭐라 해도 고집부리면서 절대 안 가더라고요. 말 그대로 병원에서 살았죠. 아버지가 아침을 해주셔서 그건 먹어야 한다고 아침에만 옷 챙겨서 집 들렀다가 한 시간도 안 돼서 돌아오고 그랬어요. 곧 쓰러지겠다 싶었는데, 딱 두 달 이따가 쓰러지더라고요. 그때 제가 좀 심하게 혼냈습니다. 자기 몸도 관리 못하는 의사가 누굴 살릴 수 있겠어요. 그런 몸 상태로는 오히려 실수할 확률이 높아져서 환자가 위험해질 수도 있고요. 그런데 그때 민서가 울면서 빌더라고요. 1년만 당직 서게 해 달라면서요. 집행유예라고 생각하고 1년만 봐달라고요. 병원에 상주하는 대신 하루에 6시간은 무조건 자는 걸로 합의 봤죠. 그게 집행유예에 대한 제 기억의 전부입니다."

    부영은 방금 또 하나의 퍼즐 조각을 손에 넣었다. 집행유예는 민서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 도대체 왜. 무슨 일이 있었기에 1년간의 집행유예를 가져야만 했을까. 그리고 그 1년이 지난 후, 민서는 왜 사라진 걸까. 아무래도 민서에게 감당할 수 없는 큰 사건이 벌어진 것 같다. 더 이상 꾸물거릴 수 없다. 민서를 찾아야 한다.

    부영은 일을 관두기로 했다. 딱 1년만, 네게 주어졌던 집행유예처럼, 나 또한 너를 찾아낼 1년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그날 밤이었다.

    - 미안해 부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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