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부터 제 온기를 뺏긴 깜깜한 하늘은 나의 보잘것없는 육신의 미지근한 체온마저도 갈망하고 있었다. 불쾌한 평온함. 마지막으로서 한 잔의 커피. 깜깜한 패딩을 걸친 채.
미련일까?
-따랑
문을 열어 카운터로 향한다. 이미 나를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 바닐라라테.
"감사합니다."
찰박거리며 얼음이 부딪힌다. 불쾌해.
"저, 민서씨."
사장의 부름에 고개를 든다. 사장은 이에 대꾸한다. 조심스러운 말투를 조심스레 얹어, 뭘 그렇게까지?
"오늘은 에스프레소를 드셔보시는 게 어때요?"
글쎄, 쓸 것 같은데. 싫다.
"괜찮아요. 그냥 이거 마실게요."
사장은 내 대답이 들리지 않는 듯 급한 손놀림으로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카운터에 올려둔다.
"왠지 이 커피를 드려야 할 것 같아서 그래요."
나는 잠시 망설인 후, 대답한다.
"전 이게 좋아요."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