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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블 Jul 31. 2024

해결사 출동 사건_3

그들의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표정이 재밌어 바라보다가, 옆에서 들려오는 아이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정말...로요? 정말 제 옆에서 무서운 일 일어나지 않도록 도와주실 거예요?”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나는 손을 눈에 가져다가 눈에 맺혀있는 눈물을 훔쳐내 닦아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그럼..! 당연하지.. 그러니까 울지 마..!”  

   

 아이의 입가에는 살짝 미소가 피었다.     


 “휴,. 다행이네요, 저는 그러면 이 아이에 대해 조사를 해볼 테니까 그때까지만 잠깐 아이를 봐주실 수 있으신가요? 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다녀오시죠”    

 

 동현 님의 대답을 듣고는 순경은 고개를 끄덕이고 파출소 밖으로 나갔다.  

   

“송이 네가 잠시 아이를 돌보고 있어라. 나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제 가봐야 해.”

     

 송이님이 그 말에 놀라 동현 님에게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귓가에 속삭였다.   

  

“아니,,, 저도 너무 같이 있고 싶은데요... 지금 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어떻게 하죠..”     


 아이와 나란히 그들을 바라보고 서 있는데, 옆에서 나의 옷깃을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어 그곳을 보았다. 그곳엔 손의 주인의 올려다보는 눈빛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맑은 눈빛은 나를 옭아매었다. 비에 젖은 강아지가 보내는 눈빛 같았다. 그 눈빛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오른손을 들어 보이며, 떨어져있는 그들의 주의를 끌고자 했다.   

   

“저기요..!”     


 나도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이 아이 제가 보고 있어도 될까요?”     




‘우다다다다다다다~~~!!! 쾅쾅쾅!!!! 우다다다다다다다~~~~!’     


 방안에 아이가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방금 전까지 풀 죽어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전혀 딴 사람 같았다. 아까까지의 슬퍼하던 모습은 전부 연기였던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뛰어다니는 아이는 그대로 내두고 방안 정리를 했다. 누군가 이 방에 올 줄 모르고 어질러 펴 놓은 상태로 밖으로 나갔었다.      


 물건들을 주워 책상과 원래 있어야 할 자리들에 놓고 나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아이는 아직도 지치지 않고 뛰어다녔다. 앉아서 아까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네!!! 정말로요? 맡아주시겠어요? 너무 다행이다,,,!!”    

 

송이님이 방방 뛰며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여기 같이 따라와 주셔서 다행이에요.”     


그 말을 하시는 얼굴이 진심으로 너무 다행이라는 표정이었다.     


 “아.. 네네..!”     


 나의 팔이 그녀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게 마치 자신의 의지를 잃은 물체 같았다. 주인이 마치 그녀인 듯 그녀의 움직임에 맞춰 흔들렸다.    

  

 동현 님이 그때 옆에서 안경을 고쳐 쓰며 다가왔다.     


“여기 제 핸드폰 번호입니다. 무슨 일이 있으시면 여기로 전화해 주세요. 그리고 차로 숙소까지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그의 말투는 평상시의 재수 없는 말투와는 달리 좀 더 점잖은 말투로 변해있었다.   

  



‘우다다다다다다다’

‘광쾅쾅!!!!’ 

    

 아이의 달려 다니는 소리에 정신이 현재로 돌아왔다. 아이는 아직도 방 안에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었다. 아주머니께서 아이가 잠시 숙소에 머무르도록 허락해 주셔서 다행이었다.      


 아이를 맡겠다고 하고 먼저 이 숙소에서 지낼 수 있도록 아주머니께 양해를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숙소 아주머니께 가서 자초지종을 말씀드렸고 나의 이야기를 듣더니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아이가 지내는 동안 비용을 추가해 지불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아주머니께서 하셨던 말씀은 이게 다였다.     


 “아이가 빨리 부모님을 찾았으면 좋겠네요.. 비용 추가는 안 해주셔도 괜찮아요.”     


 그 말씀과 함께 아이의 식사도 챙겨주겠다고 하셨다. 식사 준비는 꼭 비용을 같이 지불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지만, 그녀는...     


 “아니에요. 괜찮아요.. 손님도 이 아이를 그냥 도와준다고 하신 거잖아요. 저도 같이 도와드리고 싶어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다들.. 이 마을에 계시는 분들은 친절하다. 마치 전쟁을 모르고 지낸 동막골이라는 작은 마을처럼... 다른 곳이 전부 전쟁으로 피폐해지고 서로의 피로 대지를 만연하게 적셨을 때 산속 깊숙이 있던 그 마을은 전쟁이라는 것을 모르고 지냈다. 

     

 세상이 서로의 피 비린내로 대지를 덮었을 때 그 마을은 사람 사는 냄새를 풍기며 서로를 위해 도우며 지냈다. 갑자기 송이님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서로서로 돕고 지내는 그런 삶이 너무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서로 돕고 사는 의미 있는 삶이라....     


 ‘쿵쿵쿵!!’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나는 고개를 퍼뜩 들어올렸다. 일어나 무슨 소리인지 싶어 문을 열어 나가려고 했던 찰나..     


 “저 동현입니다. 잠시 들어가도 괜찮을 까요?” 

    

 나는 대답 대신 문을 여는 것으로 대답했다. 문을 열자 그 앞에는 동현 님이 서 있었다. 얼굴엔 근심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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