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은 일이 아니고, 내일부터는 오지 않았다.

뭔가 하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진짜 일을 해야 했다

by 레잇 블루머


나는 매일 뭔가를 하고 있었다.

적어도 그렇게 믿었다.


사업 계획을 하고,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슬로건을 적고, 마인드맵을 그렸다.

툴을 열어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면 왠지 내가 굉장히 ‘열심히’ 사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나는 지금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

그 많은 시간 동안 실제로 내 통장에 돈이 들어온 날은 몇 날이었을까?

내가 만든 결과가 누군가에게 가치를 준 날은 얼마나 있었을까?


거의 없었다.

나는 실행 없는 바쁨에 중독되어 있었다.


계획을 세우는 건 중독성이 있다.

마인드맵, 노션, 메모앱, 플래너,

이런 도구들을 열면 머리가 맑아진 것 같고,

뭔가 많은 일을 해낸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대로만 하면 된다.'

'이제 진짜 할 일만 남았어.'


그런데 그 ‘할 일’은 언제나 내일로 넘어간다.

내일부터 시작한다는 망상.


'오늘은 목요일이니까 금요일까지는 마무리만 하고, 월요일부터 진짜 시작하자.'


그 월요일이 되면?

아이가 아프다, 컨디션이 안 좋다,

그러면 화요일부터 하자고 한다.


어영부영 수요일이 되면?

중간이라 애매하니 이번 주는 정리하고 다음 주부터 하자고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달이 바뀐다.

계절이 바뀐다.

그리고 해가 바뀐다.


그렇게 나는 2년을 흘려보냈다.


‘움직임’과 ‘일’은 다르다

나는 매일 열심히 움직였다.

생각도 많이 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매일 떠올렸다.


그런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이 많은 움직임이 도대체 내 인생에 뭘 남겼는가?

거의 없었다.


소가 그냥 걷는 것은 ‘움직임’이지만,

쟁기를 메고 걷는 것은 ‘일’이 된다.


나는 쟁기 없이 걷고 있는 소와 같았던 것이다.


왜 이렇게 되는가?

그건 사실 두려움 때문이라고 본다.

두려워서 시작하지 못하고, 계획만 세우고 있으면,

'나는 지금 준비 중이야'라는 위안을 얻을 수 있다.


계획은 안전하다.

실패할 리도 없고, 비난받을 리도 없다.

그러니까 안전하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도 좋다.


'나 지금 준비 중이야.'

'이렇게 철저하게 계획 세우고 있어.'


그 말만으로 스스로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정작 인생은 1mm도 바뀌지 않는다.


왜냐?

실행을 안 했으니까!


사업이 망하고 빚더미에 앉았을 때야 비로소 깨달았다.

그 많은 계획들이 내게 해준 건 아무것도 없었다는 걸.


진짜 일은 불편하다.

계획을 100번 해도 상품 하나 올리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다.

아이디어를 수천 개 떠올려도 그중 하나라도 실행하지 않으면 그냥 ‘잡음’이다.


실제 세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행동,

그것만이 ‘일’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일은 늘 불편하다.

머리가 아닌 손이 움직여야 하고,

기분이 아닌 습관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내 기분과 상관없이 해야 한다.

주말이고 뭐고 상관없이 해야 한다.


나는 예전에, 이런 말들로 나 자신을 속여 왔었다.


'지금은 시기가 안 좋아서…'

'아직 준비가 덜 돼서…'

'완성도를 좀 더 높이고…'


하지만 그건 결국 두려움이었다.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봐, 실패할까 봐,

누가 뭐라 할까 봐 미뤘던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돌아보니,

그렇게 미룬 하루들은 인생 전체를 망가뜨리는 독이었다.


계획이 아무리 그럴싸해도 오늘 실행한 것만이 내 삶을 바꾼다.

‘내일부터’는 없다.

지금 바로 해야 한다.


오늘 딱 한 줄이라도 글을 쓰는 것,

오늘 딱 하나라도 상품을 등록하는 것,

오늘 딱 하나라도 고객에게 제안해 보는 것.


그게 진짜 변화를 만든다.

나는 2년 동안 허상의 움직임에 빠져 있었고

그 대가로 빚더미와 건강 악화를 얻었다.


오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혹시 오늘도 새로 산 플래너에 ‘이번 달 계획’을 적고 있지 않은가?

혹시 또 유튜브를 켜고 '1인 사업 성공 전략' 같은 영상을 보고 있지 않은가?


나는 그 모든 과정을 직접 거쳐봤다.

정말 여러 개의 플래너를 사고,

수십 개의 강의를 듣고,

수백 개의 성공 사례 영상을 보며,

'이번엔 다르겠지'를 수없이 되뇌었던 사람이다.


그러다 철저하게 망한 후 깨닫게 되었다.

그건 행동이 아니라 도파민 쇼핑일 뿐이었다.

기분은 좋아지지만, 인생은 1mm도 안 움직인다.


기억했으면 한다.

생각은 머릿속을 맴돌 뿐이다.

오직 직접 움직인 발자국만이, 인생에 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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