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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몽 박작까 Dec 12. 2023

간호 학원 강사 다드림 지나쌤

                        

                        가르치는 일은 어렵다!

                        가르치려면 긍정적인 강화,

                        지루하지 않은 내용,

                        주목 유도 등 다른 기술들이 필요하다.


                           - 빌 게이츠 -



강의는 특별한 사람만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인상이 좋고 말은 청산유수로 잘하며 재치 있고 유익하게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사람. 이런 분들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사가 된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 그런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강의 듣는 걸 좋아한다. 필요한 내용을 쉽게 이해시켜 주는 강의 듣기를 좋아한다. 세상에는 모르는 게 많고 배워야 할 게 너무나 많다. 강의는 책 보다 이해가 술술 잘된다. 듣는 거니,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할 수 있어 좋다. 열정 가득한 표정과 음성으로 동기부여 해주니, 마음속이 설레고 다시 꿈을 꾸게 해서 좋다.


그렇게 좋아하던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바로 '코로나'다. 찜질방이 계속 기울면서 미래가 불안하기 시작했다. 동네 목욕탕들이 폐업하면서 우리도 혹시 폐업하게 되면 어떡하지? 걱정되기 시작했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던 찰나에 간호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는 대학 동창생 얘기를 듣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엉망이었다. 강의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하면서 알게 되었다. 분명 내가 맡은 과목이 책을 읽을 때 이해가 되고 아는 내용들이다. 병원근무할 때 거의 해봤던 것이다. 그러나 '읽어보는 것'과 '아는 것'과 '말하는 것'과 '설명하는 것'과 '이해시키는 것'은 천지차이였다. 학교 다닐 때 책 읽기만 하는 강의스타일의 교수님이 계셨다. 그때 속으로 생각했다.


  '책을 왜 읽어주지? 이게 강의인가? '밑줄만 치는 강의가?' 라며 의아해했다.


그런데 내 첫 강의는 딱 그랬다.


강의만 형편없는 게 아니었다. 내 소개는 더 형편없었다. 강의 준비만 열심히 해갔지, 내 소개는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 그런데 강의 첫날, 원장님이 20분 정도 내 소개를 간략히 하라고 하셨다.


'헉, 준비해 온 강의도 버벅거릴 판에 뜬금없이 자기소개라니.'


불편한 시선 처리, 마이크 잡고 있는 손도 떨리고,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는 내용으로 엉망진창 자기소개를 마쳤다.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메에에 에~ ' 간간히 염소 소리도 들리면서)


그렇게 마치자, 수강생 중 가장 노령자이신 67세 할머니 반장님은 일어나서 한 마디 하신다.


"우리 강사님께 박수~" 짝짝 짝짝


폭망 한 자기소개에 대단히 큰 박수를 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큰 박수를 받으니, 정말 긴장이 조금 풀렸다.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 알고 하신 행동이었다. 그렇게 첫 강의를 마치고 나자 자괴감이 몰려왔다.

.'지금껏 내가 들어왔던 강의들은 이런 스타일이 아닌데. ', '나도 설명 잘하고 동기부여 잘하고 들으면서 행복한 그런 강사이고 싶은데.'

하는 좌절감, 아쉬움, 자책감, 간절함 등이 몰려왔다.  




그렇게 다음 강의 준비를 더 철저히 하고 1년간 노력했다. 강의 사이클이 몇 번 반복되니,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어떤 날은 강의를 마치고 왠지 모르게 뿌듯함도 느껴졌다. 점점 감이 생기고 있다. 그럼 지금은 강의가 술술 잘 나올까? 지금도 버벅거릴 때가 있다. 그렇지만 이건 확실하다. 단순히 책 읽기 강의는 아니라고. 


찜질방 박반장의 부업이 생겼다. 새로운 꿈이 생겼다. 강의력을 높여서 영향력이 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


'다드림 지나쌤' 블로그도 더 키우고 강의력도 더 키워서 오디오 북이나 유튜브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싶다. 간호학원에만 국한된 강의 말고 프리랜서로 다른 영역도 강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 

누군가의 마음에 꿈을 새기게 하는 사람이고 싶다. 




                작은 기회가 종종 위대한 일의 시작이 된다


                -데모스테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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