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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 Jan 09. 2025

미련의 밤 /초록慧



겹겹이 쌓여간 우리의 순간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려 해


내 마음 얹어

그 순간의 결을 손끝으로 쓸어보니


우리의 하루들에 서린 달빛의 기억이

너무도 찬란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손끝에 닿은 그날의 짓궂은 밤공기가

이내 서러워진 마음을 괴롭히다가


아찔한 듯 저려오는 내 붉은 것은


서운하리 나의 살갗을 타고

마구 흘러내리었다.



그러나 나는 이마저도

영원히 사랑할 수밖에 없기에



내게 남기고 간 이 흔적마저도


지독히,

껴안아 사랑할 수밖에 없어서



끝이 없는 새벽,

손 끝을 향해 흐르는 붉은 한 점의 이별을


나는 마주하고 또 마주했다.




<미련의 밤> By초록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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