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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의쓸모 Oct 22. 2023

11. 선언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남편: 명절에 어떻게 할 거야?


나: 아주버님네랑 다른 시간에 간다고 했잖아. 언제 갈지 아직 안 정했어? 부모님은 뭐라셔?


남편: 형네랑 같이 오래. 같이 안 올 거면 오지도 말래.


나: 하, 이런 상황에서 같이 오라고? 내가 왜? 그 꼴을 당하고 내가 왜 형님이랑 같이 가야 하는 건데? 우리가 명절에만 찾아뵙는 것도 아니고 매주 찾아뵙는데 명절 그게 뭐라고 꼭 같이 가야 하냐고!!


남편: 할아버지할머니 추도예배도 드려야 하는데 도리가 아니라고.


나: 아니 도리는 우리가 10년 동안 다 했어. 아주버님 명절에 있어본 적이나 있어? 할머님할아버님 추도예배 때는 일 때문에 못 온다고 제대로 참석해 본 적도 없어. 그런데 지금 나한테 도리를 얘기한다고? 그리고 나하나 없다고 추도예배를 못 드려? 아주버님은 매번 빠져도 괜찮은 거고 나는 형님 때문에 이렇게 된 건데도 빠지면 안 된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우리가 언제부터 아주버님이랑 시간 정해서 명절에 만났어? 아주버님은 아예 없는 사람이었어. 그런데 결혼했다고 무조건 같이 가야 하는 거야? 난 안 가. 당신 혼자가든, 애들 데리고 가든, 안 가든 마음대로 해.


남편: 나도 엄마가 왜 그러시는지 모르겠어.... 당신은 안 가도 돼. 



명절을 한주 앞두고 어머님은 당일오전에 아주버님네와 같이 오라고 하셨다. 잘 가라앉힌 내 마음은 끝 간 데 없이 터져버렸다. 내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고, 나를 꺾어 놓으시려는 걸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번 한번 그래 다른 시간에 보자 하셨으면 좋았을 걸. 그마저도 안된다고 하시는 건 도저히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난 남편에게 선언했다.


" 나 이제 내 맘대로 할 거야. 어머님아버님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그런 거 이제 안 해!!" 

매일 아침 단톡에 올려주시는 하우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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