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관리
기획 부서의 핵심 업무는 전체 의약품의 개발 일정을 세우는 일이다. 검토한 허가 요건에 따라 필요한 자료들을 갖추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판단한다 이를 통해 언제 발매가 가능할지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한번 발매 일정을 세우면 그 일정에 맞추기 위해 부던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일정이 어긋 나면 큰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임상 진행을 위해 병원과 조율해 놓은 일정이 어긋나면 임상진행 기관인 병원과 대행업체인 CRO의 일정이 망가진다. 공장은 생산계획을 세워 모든 기계와 인력운영이 효율적으로 돌아가도록 관리하는데, 개발 일정이 흔들리면 회사는 손해를 떠 앉게 된다. 마케팅은 발매 시점에 맞추어 고객인 의사와 세미나 심포지엄 일정을 조정하는데, 틀어지면 회사 신뢰 이슈가 발생한다. 여러모로 신제품 개발팀 담당자의 책임이 막중하다.
그렇다면 모든 일정을 여유롭게 계획하면 되지 않나 싶은데, 또 그렇게 해선 안된다.
발매 일자가 언제인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신약이라면 언제 발매하더라도 괜찮을 수 있다. 기존에 없는 새로운 물질이기 때문에 신약 자체의 타당성이 있다면 처방하는데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신제품이라면 언제 발매하는지가 무척 중요하다.
이해를 돕기 위해 B to C로 판매하는 일반의약품으로 설명한다. 무좀이 많이 발생하는 계절은 여름이다. 무좀치료제 신제품은 봄쯤에 발매하는 게 좋다. 감기치료제는 환절기를 대비해 봄가을 이전에 발매한다.
병원에서 의사들이 처방하는 전문 처방의약품의 경우는 더 특별하다.
병원에서 의약품이 사용되기 위해선 병원 전산에 의약품이 처방되도록, 시스템 들어가야 한다. 이를 코드인이라고 한다. 병원에는 의약품을 심사하는 Drug committee(DC)가 있다. 여기를 통과해서 코드인이 되는데, 이 DC 입장에서 보면 오리지널 의약품의 몇십 개의 제네릭이 나오게 되면 이 중에서 선택하는 고민을 한다. 아세트아미노펜의 오리지널인 타이레놀과 제네릭인 다른 타세놀 등 의약품. 그러면 뭔가 차별점이 있어야 선택된다. 그런데 만약 제네릭이 다른 제네릭 보다 먼저 발매돼서 제네릭 간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면 DC를 통과하기가 쉬워 병원에 코드인이 되기 쉽다. 병원에 코드인이 완료되면 의사는 앞으로 다른 제네릭의 의약품이 개발돼도 추가적으로 특별한 차별점이 없는 한 다른 제네릭을 코드인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다면 이미 진입한 회사의 의약품 매출은 보장된 상황이 돼버린다.
건강보험 시스템에 직결한 이런 코드인 이슈가 있기 때문에 리베이트가 성행하고 법으로 금지시킬 수밖에 없는데, 이는 추후 세세하게 다루도록 하겠다.
아무튼 전문의약품은 일정 관리를 통한 타회사보다 빠른 발매가 바로 매출에 직결된다. 이를 위한 일정관리도 개발팀의 주요 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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