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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고 싶다

나무, 너처럼(208)

by 봄비전재복 Mar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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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고 싶다  / 전재복




깐족대는 날라리 봄바람

잎도 못 단 가지마다

살곰살곰 간지럽힌다

긴가민가 연둣빛 스치는

마른 나뭇가지들 춤사위


빈 가지 먹잘 것 뭐 있다고

콕콕 쪼는 박새

똥이나 깔기고 가는 고 녀석을

손 놓고 바라보는

마당 끝 늙은 벚나무 하나

반은 죽고

반은 살아있던


봄이 깊어가도 기척 없다


비라도 좌락좌락 내리면

갈라진 입술새로 목 축이고

뾰조족 한 소식 전하려나


봄이면 부활하는 나무처럼

움트고 싶다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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