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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osi Apr 16. 2024

4월16일, 오늘만큼은

아이들에게서 배우세요

열흘전 스물일곱장의 세월호 엽서를 준비했습니다.


잘 배웁니다.


아이와 어른의 차이입니다.

어른이라고 못 배울 이유 없지만,

같은 공간, 같은 내용이라면

배움이 탁월한 쪽은 결국 '아이'더라고요.


2014년 4월.

첫 아이를 두 달 째 뱃 속에 품고

당시에도 5학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 얼떨결에 접한 소식은

비보가 되기 전이었고, 괜찮지 않은 어른되기를 선택했던 대한민국의 리더.

녀의 말처럼 무사할거라 덩달아 믿었나 봅니다.

그 하루.. 어찌 6교시 수업을 해내고, 평소처럼 급식을 먹은 걸 보면요. 믿고 싶었겠지요.




그렇게 여러 해를 달리 해

강산과 함께 큰 숫자도 함께 바뀌어

20142024가 되었는데..


10년이라는 세월은 세월호참사에 만큼은

오래지 않은..그저 수치에 불과하네요.


아이들이 그것을  증명해 보여줍니다.


울어도 괜찮고,

분노해도 괜찮으며,

말을 잇지 못해도..


글로 담는 순간조차도.. 모음과 자음 간의 간격..

그 사이 감히 연결해 낼 용기를 내지 못해

숨을 고르는 진심을..

아이들은 보여줍니다.


빗방울 하나, 겨우 될 가르침을

한 컵의 물로 가뿐히..


각자의 것을 촘촘히 모아

이내 강물로 만들어 내는 아이들이 고맙습니다.


지워지고 있겠지요.


저마다 마음에 새기라 강요하진 못해도

오늘 하루 쯤은 당신의 노란 리본을

보여줘도 괜찮습니다.

그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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