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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병실과 교실사이

디지털 세대 아이들이 의외로 반응하는 지점

by orosi

갈비뼈 골절에 이어

폐결절 조직검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40대에 하루 아침, 폐암말기 선고를 받고,

더도말고 덜도말고 3개월 살다 간 아빠생각은

왜 이럴 때 나는건지. 흠.


걱정말라, 괜찮을거야 라는 지인들의 위로에

말을 잘 돌리는 편이에요.

저요? 걱정 크게 안하는 편이고요,

괜찮을거 아니까요. 행여 안 괜찮아도, 그건 내가 어쩌질 못하는 영역이라는 걸 누구보다 빠르게 인정하는 사람이 저예요 :)


그러니 제발 돈워리하셔도 됩니다ㅋㅋ


본의 아니게 사춘기 스물 여섯만 교실에 남겨두고

병실에 누워 있자니, 이거 운동못하는 거 못지 않게 좀이 쑤십니다. 고생했으니 아플 땐 쉬어가라, 뭐 그렇게들 말씀하시는데.. 모르시는 말씀;;


교실에서 제가 쉬는 거거든요. 고생은 집이고요ㅋ

저는 그냥 학교가 더 좋아요. 좀 까칠한 고학년 여자 아이들과 고민 나누는 거도 재밌고요,

종나면 돌연 서로 목에 핏대 세우다가도.. 급 진지해지다가, 어랏? 갑자기 유머.. 뭐 이러는 시간 자체가 제 인생의 힐링 포인트라서요.


병가를 즐기라지만, 즐거워야 즐기죠ㅠ

그래도 역할은 하고싶응께.


병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떠올려봅니다.

제 말 한 마디에 마음을 고쳐 먹기도 하고,

풀던 문제를 다시 해결해 보기도하는 살뜰한

아이들을 떠올리니, 할 수 있는 일은 있네요.




내가 낳아 길렀어도 가능했을 나이,

열 두 살 내새끼들에게 아날로그 감성 담아

물을 줍니다. 쑥쑥 크거라~~~~~~



여자1번부터.. 남자 끝번까지 차례로 수다스러워지고, 하나같이 보고 싶어지네요. 흑.


제 마음이 오롯이 닿기를.

아이들만은 건강하기를.


고리타분한 방식이지만, 진심으로 담아보네요.



https://www.instagram.com/reel/C6NGoF0SEZK/?igsh=MTVqczJrcml4bGli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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