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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가르치는 사람, 말을 배우는 사람-프롤로그

by 송이


나는 늘 말이 서툴렀다.


나는 말을 하는 사람이자 누군가를 말하게끔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말을 가르치는 사람이 되기까지, 나는 오래도록 말을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다.

하고 싶은 말은 늘 있었지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삼킨 말이 더 많았다. 전하려던 마음이 자꾸 어긋났고, 말보다 표정이 먼저 나가는 내가 답답했다.


말로 상처를 주고 말로 상처를 받던 나날이 많았다. 주고받는 상처가 계속되던 어느 날, 말은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이자,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좋은 관계를 맺고 싶어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좋은 일을 하고 싶어서 나의 마음을 다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에 자신이 없던 내가, 누군가의 말을 조심스럽게 듣는 사람이 되었고, 그 마음을 함께 다듬어주는 일을 하게 되었다.


스피치 강의를 하며 더욱 확신을 갖게 된 것이있다. 말에는 기술보다 마음이 먼저라는 사실이었다. 정확하게 말하려 애쓰기보다, 서툴러도 진심을 담는 게 더 깊이 그리고 더 멀리 닿는다는 걸 나는 매 수업마다 배우고 있다. 그래서 이 연재는 ‘말을 잘하는 법’이 아니라 ‘말을 통해마음을 배우는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다.


말을 가르치는 사람이면서,
말을 배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나는 오늘도 수업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날 수강생들이, 때론 나보다 더 진심으로 던진 말 앞에서 조용히 마음을 배운다.


그 이야기를, 이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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