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기억
사과냄새, 푸른색의 반짝이는 빛을 덧댔다.
지겹다는 듯이 머리를 비비면 나는 거품.
머리에서 어깨를 지나 가슴을 타고 발가락까지 훑고 지나갔다.
어두운 곳으로 사라질 두려움에 내가 먼저 없어졌다.
끝에서 떨어진 방울이 바닥을 적시며 사라지는 모습을 보았다.
짧은 순간 잊지 못할 무엇이 지나가는 듯했다.
흔적 없는 물웅덩이와 희미하게 남아있는 냄새.
붙잡을 수 없던 기억 같은 것이다.
사과 냄새는 머물러 있다.
돈 없어 먹지 못한 냄새가 몸에 밴다.
이질적인 감정에 휘감긴 사람처럼 어색한 냄새만 난다.
향기보단 냄새일 것이다.
실리콘이 머리를 덮었고, 잡념이 머리를 감쌌다.
가엾이 흩날리는 가락은 중요한 무엇을 잃어버린 채 바람에 몸부림친다.
힘없이 나풀대는 검지만 빛바랜 주황이 덧없다 느꼈다.
사과 냄새가 퍼졌다.
여러분에게 샴푸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