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또한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막연하게 멋들어지고 근사한 일을 할 거라고 기대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정작 한 팀에 소속되어 일을 하다 보니 누구나 할 수 있을 법한 단순하고 쉬운 일들만 했었어요. 투덜대고 실망하고 때려치우고 싶고 그랬던 것 같아요. 어쩔 땐 부품 중 하나로 느껴지기도 했죠.
그런데 일을 하는 햇수가 지날수록 그 적은 일들이 결코 작기만 한 게 아니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문장 한 줄, 엑셀 표 하나, 종이 한 장들이 모이고 모여 흔히 말하는 멋들어진 일을 시작하게 된다는 것을요.
그렇다고 몇 년이고 작은 일들만 계속해도 괜찮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자잘해 보이는 일들도 중요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알고 임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결과의 질은 물론이고 과정에서도 마음가짐이 고스란히 보이게 되거든요.
기억해야 할 사실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대부분 일 잘하는 사람들은 분명 일이 쏟아질 듯 많은데 평온해 보여요. 신기할 정도로요. 그분들 역시 물 밑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답니다. 최선을 다해서요. 덕분에 물 위에서 더 안정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거예요. 우아하게 움직이는 백조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