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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ppy Dec 12. 2023

어바웃 짧은 시

 컨디션 악화와 전공시험과 여러 과제의 콜라보로... 완전히 까먹고 있었던 월요일 어바웃 시리즈!

오늘은 특별한 글을 쓰기는 힘들 것 같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 하나만 간단하게 써야겠다.


靑玉案·元夕   


東風夜放花千樹

更吹落, 星如雨

寶馬雕車香滿路

鳳簫聲動

玉壺光轉

一夜魚龍舞

蛾兒雪柳黃金縷

笑語盈盈暗香去

衆裏尋他千百度

驀然回首

那人却在, 燈火闌珊處


봄바람 야밤에 나무마다 활짝 꽃 피었네

바람에 날린 비처럼 쏟아지는 영롱한 별이여

아름다운 수레 지나가니 길 가득 향기, 퉁소 소리 그윽하고

옥 항아리 하얀 달님 서서히 굴러가고 밤새워 어룡들 춤을 춘다

머리에는 황금색 실로 만든 아아와 설류

웃으며 말하는 고운 자태, 그윽한 향기 지나간다

인파 속을 천백번 임 찾아 헤매다가

문득 고개 돌려 보니

그 님은 저쪽 희미한 불빛 아래 있네요.




 고등학교에서 중국어 관련 과목을 수강할 때 선생님께서 알려 주셨던 시이다.

중국의 어떤 명절과 관련되어 있는 시라고 하셨는데... 어떤 명절인지 이제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 시를 보면 그냥 왠지 모르게 차분해지는 분위기이다.


 영화도 좋아하지만, 소설과 시는 그만의 매력이 있다. 내가 모든 시각적인 것들을 구상하는 또 하나의 창작자가 된 느낌! 내가 좋아하는 것일 수록, 여러 번 읽으며 그 상황을 담뿍 해석하게 된다. 

 이 시도 매한가지. 소란스럽지만 요란하지는 않은 흥겨운 축제 분위기 속, 자신이 찾는 '임'이 저쪽 희미한 불빛 아래 있다는 것은 왠지 모를 아련함과 차분함이 공존한다. 


 힘든 일상 속, 지친 나를 위해 짧은 시 하나 마음 속에 품고 다니시는 것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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