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 3/4
2022/1/17
지난 글에서 수렵채취시대의 생활을 동경하는 듯한 말을 했는데 진심은 아니었습니다. 지금 세계 곳곳에서 너무 고통스러운 일들이 일어나기에 상상 속의 에덴동산 같은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순간적으로 그 시대를 떠올렸을 뿐입니다.
수렵채취시대 사람들의 유골을 분석해 보면 농경시대 이후 사람들 보다 질병이 적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연구가 있답니다. 그러나 수십만 년 전의 뼛조각 하나에 담긴 정보로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크나큰 의미를 부인하는 증거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그 시대 유인원들의 생활이 우리가 보는 들짐승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먹을 것이 지천에 널려 있기는커녕 언제나 허기와 싸우며 기아의 두려움에 떨었을 것입니다. 동물이나 식물이나 나 잡아먹으라고 순순히 있을 생물은 없습니다. 식물은 독을 품고 있고 동물은 재빨리 도망가거나 오히려 반격당하여 잡아 먹히는 것도 십상일 것이었습니다.
그것뿐이었겠습니까. 추위와 더위, 바람과 눈비의 자연현상도 그대로 노출되면 모두 치명적인 것들입니다. 이 추운 겨울날 따뜻한 집안에서 음악 들으며 페북 친구들과 글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제가 수렵채취시대를 동경하다니 그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이 엄청난 문명의 혜택은 어느 것 하나 예외 없이 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에 의해서 가능한 것입니다. 태양에서 오는 에너지를 필요에 따라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모으고 변형시키는 기술이 없다면 현대 문명은 한순간도 지탱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혜택이 크면 그 대가도 큰 것인가 봅니다. 오늘날 우리가 매일 마음 아프게 목격하는 기후변화의 재앙과 참상은 우리가 에너지를 과도하게 사용한 대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가 누리는 문명의 혜택 어느 것 하나도 포기할 수 없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에너지의 관점에서 문명 이전의 문명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류역사, 여러 측면에서 문명의 발전을 조망하고 있습니다. 사실 에너지는 인류문명의 기둥입니다. 인류문명은 에너지의, 에너지에 의한, 에너지를 위한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명은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따라 발전해 온 것입니다. 수렵채취시대는 언제나 에너지 부족으로 생명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었겠죠. 너무 기술적인 것이 많고 어려워 끝까지 읽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인류문명을 보는 중요한 시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