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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가 경영학자 Jul 02. 2024

국경에서

글로벌 시대는 끝나는가? 2/6

Cafe Series no.34 서촌 카페

2024/7/2


국경은 인간 세상 고통을 담고 있습니다. 잔혹한 전쟁의 결과로 새로운 국경이 만들어지고 또 다른 참혹한 전쟁으로 국경이 바뀝니다. 힘을 가진 나라는 언제나 지금의 국경을 무너뜨리려고 전쟁을 일으킵니다. 국력을 기울여 국경을 철통같이 지키지 못하는 나라는 결국 강대국에 복속되는 비극을 맞게 됩니다.


역사 속의 대제국들은 국경을 가장 많이 무너뜨린 나라들입니다.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나라를 정복하고 여러 대륙에 걸치는 거대한 대제국이 탄생합니다. 대제국 내에서 많은 교역이 일어나고 문화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글로벌화가 진전됩니다. 세계 역사는 글로벌화를 위한 끝없는 고통스러운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시대의 글로벌화는 역사상 처음으로 전쟁의 결과로 이루어진 글로벌화 아니라는 점에서 어쩌면 우리는 역사상 가장 복 받은 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전쟁이 아닌, 세계 모든 나라가 참가한 협상을 통하여 돈과 물자, 그리고 문화가 자유롭게 국경을 넘어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의 폐허 속에서 세상 모든 나라가 합의하는 자유무역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협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더 이상의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그 길밖에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 있었습니다. 반세기에 가까운 고통스러운 협상과정을 거쳐 마침내 WTO 체제라는 우리 시대 글로벌화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구소련 체제가 붕괴되어 미국이 유일한 강대국으로 남겨진 시대적 요인이 없었더라면 자유무역 협상도 언제까지나 끝나지 않는 협상이었을 것입니다. 세계의 경찰로서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이 없었더라면 자유무역은  그냥 하나의 이상으로 남아있었을 것입니다. 우리 시대로서는 참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글로벌화 덕택에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좋은 시절이 끝나는 것 같습니다. 미중 패권 경쟁으로 자유로운 무역은 이제 지난 시절의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분쟁이 없는 국경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국경의 고통이 기지개를 켜는 듯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고대에서 오늘에 이르는 역사 속에서 시대별로 글로벌화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과거의 글로벌화는 예외 없이 무력과 전쟁을 통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면 우리 시대의 글로벌화는 행운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협상을 통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세계평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평화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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