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에 무기가 되는 겸손함
"평온함은 우아한 형태의 자긍심이다." - 마리 폰 에브너-에센바흐 (오스트리아 작가)
직장인이라면 매번 상반기 하반기때 마다 정기적으로 받는게 있다. 바로 평가인데요. 윗사람은 매번 바뀌지만 저는 늘 비슷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 같아요. 책임감, 성실함 등에서는 칭찬할만 하지만, 너무 조용한 편인 것 같다. 너의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는 것이죠. 회의때는 항상 질문도 주장도 많아야 한다는 의미겠죠.. 그래야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렇듯 직장을 다니면, 주변에서는 늘 이야기 합니다. 직장 내에서는 너를 각인시키는 어필이 필요하다고. 나의 장점을 떠들고 나에게 집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구요. 그러니 "내가 잘 해낼 수 있다"고 나서야 하고, 필요한게 있으면 요구 해야한다. 조용히 있으면 아무도 너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말이죠. 고과 면담 때에도 결국 '우는 아이 떡하나 더 준다'고 징징대고, 할 말 다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 저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오더라구요. 징징대기도 싫고, 생각을 다 말로 내뱉지 않는 성격의 저와는 맞지 않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마티아스 뉠케의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고, 많은 위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왜? 내가 이상한게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저의 상황과 비슷한, 조용하지만 할 일 다 하는 사람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조용하게 드러나지 않게 빛나는 비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일단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 안달인 사람들. 주변에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을 보면 내가 이상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어요. 요즘은 SNS등을 통해 자신을 많이 노출시키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잖아요. 하지만 책에서는 이렇게 자신을 드러내고 뽐내고 싶어한다는 것은 오히려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증거이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거나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는 표시라고 이야기 합니다. 즉 자존감이 낮아서 다른 사람을 통해 끊임없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야이죠.
하지만 자존감 높은 사람들은 탄탄한 내면으로, 타인의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평온함을 유지합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주변의 인정을 갈구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내가 나를 인정하는데, 굳이 타인의 칭찬과 평가를 위해 목숨걸지 않는거죠.
자존감과 겸손의 상관관계
세련되게 겸손하려면 비대한 자신감이 아니라 '건전한 자존감'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과도하게 포장하지 않아야 하며, 너무 비판적으로 나갈 필요도 없다. 자신의 존재감만 확인할 수 있으면 된다. 나는 대체로 잘하고 있고, 이 정도로 충분히 괜찮다는 사실을 알면 된다.
물론 이를 의심하게 되는 계기는 왕왕 발생한다. 이런저런 일이 잘 풀리지 않을 수도 있고, 사소한 실수를 할 수도 있으며, 의도치 않은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해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점이 중요하다. 철학자 빌헬름 슈미트는 이를 "자신과 친해지기"라고 표현한다, 자신과 친해지려면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자신에게 과도한 것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글야 자신을 신뢰할 수 있으며 자존감도 안정된다.-P115
자존감은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관한 문제기도 하다. 다른 사람이 나를 거절하면 스스로를 의심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으면 강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다른 사람의 생각도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내 행동에 대한 타인의 견해를 거울 삼아 나를 더 잘 알아갈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그 거울이 나의 전부는 아니다.
탄탄한 자존감을 갖고 있다면 외부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자신에 대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견해는 가려들을 수 있는 것이다. 자존감에 상처를 내지 않고서도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 또한 자신의 가치를 믿는다면, 그 마음이 발판이 되어 더 독립적인 여유와 편안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P116
진짜와 가짜를 가르는 세심한 차이
비싼 옷을 입으면 사람도 진짜가 될까? 고급 옷으로 치장하면 지위도 올라가는 걸까? 아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가 더 중요하다. 스스로 진짜가 되지 못하면 아무리 비싼 옷도 소용이 없다.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상징에 집착하는 것은, 도리어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깎아버리는 일이다.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상징을 뽐내야 하는 이들은 결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드러내야 확인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가치는 드러내는 것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다. 드러내고 뽐내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무색하게 만든다. 뽐낸다는 것은 나약하고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증거이며,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는 표시이기 때문이다.-P208
자존감 높은 사람들은 내가 나를 인정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잖아요. 그러면 이런 답변이 있을 수 있어요. 나를 인정하는 것. 힘들다는 거죠. 나의 결점들을 내가 잘 아는데 말이죠. 하지만 나의 결점들 조차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결점이 없는 완벽한 사람도 존재하지 않잖아요.
그리고 이 책에서는 오히려 내가 자신 없어하는 그런 결점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 나를 뽐내고 어필하려는 태도보다, 나를 더 돋보이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요.
수컷 공작새가 자신의 약점을 드러냄으로써 오히려 암컷에게 어필한다는 것.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기를 겁내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나서거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의 우월함. 할 것 다 하면서 나대지 않고 조용히 드러내는 행동은 안목을 가진 사람들은 알아서 다 알아본다는 거에요.
핸디캡의 원칙
수컷 공작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화려한 깃털을 가진 수컷 공작새를 떠올리면, 언뜻 겸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이 동물이 보여주는 향동에서 겸손의 한 측면을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사실 이 거대한 깃털은 공작새의 활동을 방해하는 성가신 존재다. 빨리 달리 수도 날 수도 숨쉬는 것도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화려하고 거대한 깃털은 어떻게 자연도태되지 않고 더 발달하게 되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암컷들이 더 크고 인상적인 깃털을 가진 수컷을 선택했기 떄문이다. 수컷의 깃털은 대를 이어 유전되었고, 그들의 꼬리 깃털은 점점 더 거대해졌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이것이다. 암컷 공작새들은 왜 더 재빠르고 날쌔 보이는 수컷이 아니라 화려하고 거대한 깃털을 가진 수컷을 택하는 것일까? 이스라엘 출신의 동물학자 아모츠 자하비와 아비삭 자하비는 바로 이와 같은 선택을 일컬어 '핸디캡의 원칙'이라고 불렀다.
색채가 너무 두드러지거나 크기가 크면 다른 동물의 눈에도 더 잘 띄기 마련이다. 포식자인 다른 동물의 먹이가 되기 쉽다는 말이다. 화려하고 큰 깃털이 공작새에게는 약점, 즉 핸디캡인 셈이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그 약점이, 오히려 보이지 않는 탁월함을 입증하는 표시가 된다. 만일 탁월함이 숨겨져 있는 게 아니라면 이미 오래전에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되었을 테니까 말이다. 암컷은 그래서 더 화려하고 큰 깃털을 가진 수컷을 선택한다.~
따라서 수컷 공작새가 자신의 날개를 펼치며 구애하는 행동은, 동물학자의 시각에서 보면 뽐내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핸디캡을 더 보여주는 것에 가깝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이 여기서 내가 말하려 하는 겸손함과 연결된다.
우리 주변에는 자신의 탁월함을 드러내고 증명해 보이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꽤 많다. 어쩌면 현대 사회가 그걸 요구하는지도 모르겠다. 모든 게 자기 홍보인 시대다. 불꽃튀는 경쟁 속에서 칭찬받고 인정받으려면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했으며, 얼마나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는지 설명해야 한다는 강박이 팽배하니까. 그래서 이 모든 시끌벅적한 과시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것은 약점이 된다고도 한다.
그러나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과감히 그 나팔의 행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내적인 힘'을 갖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이다.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데 저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평온하고 차분하지?' 이런 의문이 강하게 드는 사람이라면, 그는 분명 자신의 실력을 감추고 있는 '겸손한 능력자'일 것이다. 이것이 핸디캡의 원칙이다. 다른 사람에게 아첨하며 특별한 인상을 주지 않아도 된다. 뽐내거나 화려한 겉치레를 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때, 당신이라는 사람이 더 빛날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인 깃털을 가진 수컷 공작새들은 자기 생각이 분명하고 고집이 있다. 그리고 안목 있는 암컷 공작새는 수컷 공작새의 드러나지 않은 진가를 분명히 알아볼 것이다."-P121
그렇다면 우리의 성공 공식 또한 재정의 해볼 수 있게 됩니다. 남들이 인정해주는 위치나 자리, 돈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성공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죠. 나를 소모하지 않는 선에서 내가 행복해지는 성공. 남들이 말하는 인생의 성공이 나에게 꼭 좋은건 아니에요. 그렇게 성공해도 기쁨은 순간이고, 얼마 안있어 찾아오는 친구가 있죠. 바로 공허함인데요.
공허하지 않을 나만의 성공을 위해서는 나의 성공의 기준을 다시 잡아보아야 해요. 저의 경우 성공의 기준은,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집과 글을 취미로 쓸 수 있을 정도의 꾸준한 생활비? ㅎㅎ 정도일 것 같아요. 가늘고 길게 말이죠. 이정도라면, 사실 해야할 일에는 최선을 다하되, 남들이 말하는 성공을 위해 나를 갈아넣을 필요가 없어요. 그리고 주변의 인간 관계를 더 탄탄하고 돈독히 하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일 것 같아요. 그렇게 외롭지 않은 길을 선택하려구요. ㅎㅎ
그렇게 성공을 재정의 하고, 나를 낮추는 태도, 즉 겸손은 나를 다 소모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는 상황을 위해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으며, 목표 안에서 계획한대로 하나씩 이뤄나갈 수 있거든요. 그렇게 워라벨을 지키며 일과 삶을 연결할 때, 위에서 성과를 푸쉬할 때보다 오히려 더 창의적인 내가 될 수 있게됩니다. 그렇게 우리는 언제나 지킬 수 있는 평온함과 창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됩니다. 성공을 부르짓지 않아도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죠.
이와는 다른 삶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직업적 성취를 이루고, 그 위치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 말이다. 특별히 소란을 떨지 않고서도 그는 자신이 맟은 일을 잘 해낸다. 과도하게 애쓰지 않고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지도 않는다. 그저 뒤로 물러서 있으면서 다른 이의 삶이 앞에 나서는 것을 돕는다.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 중에 이런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일에 정통했고, 삶의 지혜가 풍부했다. 사람들에게 친절했고, 계산적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편안하게 대할 수 있었고, 일과 관련된 솔직한 얘기도 털어놓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누구보다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정보와 힌트를 얻기도 했다.
이런 위치는 중요하다. 사람들은 점점 그를 신뢰한다. -P137
누가 그러거나 말거나,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그의 자세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를 두고 안일하다거나 게으르다고 간주하는 것은 분명한 오류다. 그는 자신의 에너지를 소진시키지 않으면서도 독자적인 탁월함을 유지하고 있으니까. 이런 능력이야말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자세 아닌가? 자신을 소모하는 삶에 탁월함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P138
나를 소모하지 않고 비축해 두는 지혜
앞으로 나서지 않고 스스로를 낮추는 태도가 가져다 주는 의외의 기쁨은 또 있다. 나를 다 소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는 상황을 위해 에너지를 비축해 둘 수 있다는 것, 과대포장할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의 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현실 다능한 목표 안에서 계획한 대로 하나씩 이뤄나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런 나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주는 것 등이다.-P166
"반짝인다고 다 금은 아니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제 자신을 화려하게 꾸미고, 드러내고 싶어 안달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안쓰럽게 여길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내면이 많이 비어있다는 증거고 그것을 타인으로부터 채워야 하는 사람인 거죠.
물론 나를 낮출때, 나를 못알아보는 사람도 있을거에요. 그 사람 역시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사람으로, 역시 거르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진가는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법. 그들에게는 분명히 당신의 진가가 보일거에요.
겉보다 속이 알찬 사람은 드러내지 않고,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반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이미 풍요롭거든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회사 생활, 물론 주어진 일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야 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인정을 위해 나를 소모시키지 않기 위해,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야 겠죠. 이를 통해 고요하지만 충분히 빛나는 삶. 그 삶안의 회사 생활을 해나가는 거에요. 이상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도록 할게요. 회사 생활에 소소한 도움이 되셨길 바래봅니다.^^
겉으로 반짝이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
겸손은 그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표면 아래에 교묘한 속임수, 거짓말, 힘으로 위장한 약점이 감취진 삶은 그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그들이 보여주는 표면 아래에는 본질, 신뢰, 진지함이 숨어 있다. 겉으로만 반짝이는 것은 그들의 목표가 아니다. 단순한 수치만으로만 파악할 수 없는 능력이나 소질을 기르는 것, 그들이 진정한 그들의 목표다.~
한 발자국 더 멀리 나아갈 수도 있다. 명성과 감탄을 얻을 수 있는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고생하는 대신에, 스스로 드러나지 않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이 전혀 아닌 공적에도 집착하며 한 번이라도 더 좋은 이야기를 들으려고 아등바등하지만, 겸손한 사람은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에서조차 자신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 남들이 거의 모르게한다. 대단히 긍정적인 작용을 하면서도 말이다.-P264
흠이 없다는 것은 부담스럽고 때로는 위압적이다. 완벽할 수 없는 우리가 완벽을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지극히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경쾌함은 사라지고 지루함만 남는다. 원래 모든 일이란, 부족함이 존재할 때 비로소 흥미로워지는 법이다.~
일본의 미학에는 '와비사비'라는 개념이 있다. 미완성, 단순함을 뜻하는 '와비'와 오래됨, 낡은 것을 뜻하는 '사비'가 합쳐진 용어로, 완벽하지 않은 것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는 의미다. 가령 이런 것들이다. 찻주전자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녹슨 자국, 똑바로 뻗지 못한 마디가 있는 소나무 같은 것들 말이다. 특히 어떤 사물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들, 변색되거나 뒤틀린 오브제들은 결코 결함이 아니다. 오히려 그 물건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표식이다. 즉, 그 안에 강인하고 진실한 삶이 숨어있는 것이다.~
이 와바시비 방식의 생각은 다른 일에도 적용된다. 우리가 어떻게 일하며, 무엇을 먹고, 어떻게 요리하는지에도 말이다.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을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는지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시끄럽고 눈에 띄는 특성이, 혹은 규칙적이며 잘 다듬어지고 흠이 없는 점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도 아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한 사람이 내뿜는 단 하나밖에 없는 가치다.
와비사비는 우리 자신의 삶에도 해당된다. 삶에 대한 우리의 입장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의 특별함을 보다 자세하게 인식해야 한다. 우리가 삶으로부터 얻은 긁힌 자국들은 결코 흠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유일하고 특별한 존재로 만들어준다. 무결점의 이상형에 상응하는 삶을 살거나 기존에 통용되는 목표나 기준들을 이어받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다. 그런 삶은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게 아니라 제한하며, 우리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방해가 된다. 성과를 내려고 스스로의 힘을 소진할 게 아니라 그 안에서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니까 우리 자신의 유일무이한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이다. 그럴 수 있을 때 삶은 비로소 행복하고 충만해질 수 있다.-P2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