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결국 해피엔딩 1
“엄마, 밥 먹고 저 잠깐 다녀올 데가 있어요.”
“어디? 벌써 어두워지는데?”
“시험공부해야 하는데 제가 필기를 못해서 친구한테 빌리기로 했어요.”
“친구 누구?”
“그냥 반 친구요. 잠깐 공책만 받아올게요.”
“오빠 같이 가 줄까?”
“아냐 뭘 그래. 빨랑 갔다 올게.”
11월의 어느 날,
계절은 막 겨울로 가고 있는데
집에서 입던 추리닝 바지에, 네이비 저지 짚엎을 입고
맨발에 쓰레빠를 끌고
말하자면 홑껍데기 차림으로
금방 올 거라면서 어디로 간 오빠는
오늘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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