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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조닉 Feb 17. 2023

진취적인 주인공은 그저 유행일 뿐이다.

백설공주와 왕비 두 인물의 운명과 성격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 백설공주와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 되고 싶은 왕비의 이야기. 결국 권선징악을 이루며 왕비의 최후로 끝난다. 오늘은 두 캐릭터의 운명과 성격을 이야기하겠다.


-왕비와 백설공주, 서로 다른 운명

내가 아니라면, 누가 제일 예쁜지 말해.

여러분은 운명을 개척하는 주인공, 정해진 운명을 따르는 주인공 중 싸우면 누가 이기기를 원하는가? 당연히 운명을 개척하는 주인공이 더 멋지기에 응원하는가? 그럼 이 이야기는 왕비가 이겨야 했다. 왕비가 바로 평범했던 신분을 벗어나 운명을 개척한 진취적인 여성이다. 왕비는 백설공주를 암살하기 위해 공부하며 독 사과를 만들고 추한 노파로 변하는 약을 만든다. 약을 직접 마시고 자신의 외모를 포기한다. 변장 후 직접 배 노를 젓고 걸으며 마침내 난쟁이 집으로 도착한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누구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모든 걸 해내는 모습과 실천성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진취적인 여성이다.

이외에도 디즈니 공식 소설 '사악한 여왕'에 따르면 계모는 본래 평범한 거울 장인 딸이지만 우연히 왕을 만나 서로 사랑에 빠져 왕비가 되었다. 살면서 운명이 개척되고 신분상승 된 경우다. 반면 백설공주는 태어날 때부터 공주로 태어나 행복한 운명이 정해진 존재다. 결국 둘의 대립은 자신이 얻고 개척한 미래를 지키기 위한 계모,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과 행복을 되찾기 위한 공주 이야기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우리 운명은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게 아닌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하는 수많은 교훈과 이야기. 현대인이 좋아하는 소재와 정 반대이니 말이다. 나 역시 깨닫고 충격을 먹었다. 운명이 정해졌다는 소재를 좋아하지도, 그런 걸 따르는 주인공이라면 지루할 거란 선입견이 있었지만 깨졌으니까. 이렇듯 캐릭터의 운명과 성격만으로 뭐가 좋고 나쁜 건 정해진 게 없다. 스토리와 상황, 시대에 따라 모든 건 달라진다.


물론 몇몇은 백설공주는 옛날 클래식 영화이기에 주인공이 백설공주 같은 수동적인 성격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요즘 작품은 무조건 주인공은 진취적이어야 하고 수동적인 캐릭터는 뒤떨어졌다고 우리에게 강요한다. 여러분께 묻고 싶다. 수동적인 캐릭터가 주인공인 작품을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고 필요한 이야기는 무엇인가? 캐릭터 성격이 과연 정말로 문제일까?



진취적이냐 아니냐, 운명을 개척하느냐 지키느냐는 선과 악의 개념이 아니다. 각 시대별로 유행하는 캐릭터 기준과 가치관이 다를 뿐이다. 시대를 뛰어넘으며 사람들이 원하는 진정한 이야기는 마침내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행복해지는 이야기니까. 유치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현실과 동 떨어진 행복한 이야기를 원한다. 그것이 백설공주 같은 수동적인 캐릭터가 시대가 변해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사랑받는 이유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단순한 클래식 만화 같아도 정말 분석할 거리와 숨겨진 의도가 많다. 이외 더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하면 링크를 참고하길 바란다.


백설공주에 관한 또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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