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만남

by YS

“살면서 가짜 친구와 진짜 적을 가려내고 적절히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 파올로 코엘료 ―


“친구와의 관계에서는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심성은 처신의 규칙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지키기 아주 까다롭죠. 이 조심성의 규칙 말입니다.”

― 장자크 상페 ―


사람들도 항상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차창 밖 풍경이 지나쳐 가듯 인생의 한 지점에 머물렀다 지나가는 게 우리의 인간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한때는 평생을 함께 할 것 같은 마음으로 지내다가도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멀어지기도 한다. 상황에 따른 이유도 있겠지만 사람이 성장함에 따라 마음의 깊이도 생각의 방향도 달라지기 때문인 것 같다. 나이가 많아진다고 그만큼 성장하는 것은 아닐 테니까.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달라지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적어져서 자연히 멀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최근 나는 한 친구에 대한 마음을 아주 내려놓았다. 한동안 아끼고 애정을 주었던 친구를 마음에서 내보내기까지 내 마음은 좋지 않았고 일종의 상처였다. 사람마다 친구의 개념이 다른 것 같다. 나는 고지식하고 고리타분한 사람이라 친구란 모름지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단점은 있겠지만 단점이 결점으로 여겨지지 않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싫은 점이 없을 때 친구라 말할 수 있다. 싫어하는 마음을 품고 친구가 될 수는 없으니까.

내 경우에는 아는 사람과 친구를 구분하는 경계가 있다. 당연히 알게 되는 모든 사람이 친구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또한 사람에 따라 그 기준이 다르고, 때론 구분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예전에 한 친구가 자신은 친구가 많다며 저장해 놓은 번호가 400개가 넘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한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물었다. “하루에 한 사람씩 만나도 1년 안에 다 못 만나는데 그 사람들 다 연락하고 지내?”, “아니”.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은 얼마나 돼?”, “열 명 정도”.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은?”, “다섯 명 안 쪽?......”. 친구에 대한 개념이 모두 나와 같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마음을 터놓고 모든 것을 내보여도 나를 어떻게 바라볼 지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이것은 그 사람이 나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인정한다는 믿음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진심으로 잘 되길 바라고 응원해 줄 수 사람, 그런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 생각한다.

나와는 달리 나의 이런 마음을 이용하려는 사람이어서 더 이상은 좋은 마음으로 친구가 될 수 없을 것 같아 마음을 내려놓은 것이다. 나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단순한 사람이어서 아닌 것을 좋은 척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친구가 잘 지내길 바라는 건 변함이 없다. 내가 잘해주지 못한다고 미워할 필요까지는 없으니까. 그리고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다른 것뿐이니까.

지나가는 사람이 있으면 다가오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익숙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누군가를 알게 되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은 좋은 것 같다. 사람뿐만 아니라 일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것을 만나는 일은 기대와 함께 설렘을 일으킨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려 한다. 내가 나라고 규정하는 테두리를 깨뜨리는 일을 해보고 싶다. 그래야 아주 작은 동그라미에 불과한 나란 사람의 테두리가 좀 더 확장되지 않을까? 또 그래야 더 많은 것을 수용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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