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 오늘 떠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로 완성해 보세요
이 망할 놈의 브런치. 어김없이 이번 주에도 머리와 손가락이게으른 자에게 경고를 보냈다. 지금 당장 침대에 붙은 궁둥이를 떼서 글을 쓰러 가라 하지만. 매번 오늘은 뭘 써야 할지, 어떻게 하면 좀 술술 잘 읽히는, 혹은 팔리는 글이 될지 도통 머리를 쥐어짜는 일이 쉽지 않다 이거다.
누가 회초리를 들고 쭉 째진 눈으로 옆에서 보초를 서면 좀 쓰련만, 브런치의 경고는 퍽 다정하여서 조금만 더 개겨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그렇게 한 주를 미루고, 또 미루면 다시 경고장이 날아온다.
하, 이번에는 내 개인사를 묻는다. 요즘의 내 관심사는 남편도 안 궁금한데, 브런치는 같이 놀자는 친구 마냥 '넌 요새 뭐 하고 놀아?' 하고 묻는다.
으레 형식적으로 보내는 알림인 거지. 경고장을 못 본 척, 연재 약속은 없었던 척, 몇 주 무시하긴 했지만 결국 마음이 편치 않다. 겉으론다정하고 온화하게 건네는 말이지만 빨간 모자를 쓴 조교의 몽둥이가 숨겨져 있다.
글 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 지금 뭐 하는 겁니까! 다시 열 맞춰서 빨리 뛰지 못하겠습니까!
작가님의 요즘 관심사는 무엇이...
-> 훈련병은 왜 글쓰기에 집중을 안 하고 딴 데 정신이 팔려 있습니까!
결국 다정한 몽둥이에 두드려 맞고 정신이 돌아온 작가는 월, 수, 금, 주 3회 연재라는 살짝 정신 나간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타인의 언행이 이치에 맞지도 않고 탐탁지 않아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한 번쯤은 허벅지를 꼬집어가며 다정하게 말해볼까? 사견은 빼고 보이는 현상만 객관적으로 표현해 보는 것이다. 즉각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지라도 분명 그 말에는 힘이 있다. 잘못을 저지르는 이도 사실은 본인 스스로를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놈의 자존심이 지적이라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문을 걸어 잠 가서 문제인데, 이 자존심이라는 벽들은 교도소 철문 같아서 두드리고 때린다고 쉽게 부서지는 류가 아니다. 교화의 열쇠로 잘 타일러 자존심의 벽이 스스로 열리는 순간, 의지적인 변화로 인해 더 훌륭한 결과로 도달할 것이다.
소매 걷은 두 팔을 허리에 턱 올리고서 직접적인 비판을 면전에 던지지 말자. 우아하게돌려까자, 브런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