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산골 마을 농부는 사과꽃이 핀다고 말하지 않고 사과꽃이 온다고 말한다 사람이 오는 것처럼 저만치 사과꽃이 온다고 말한다 복을 빌어 줄 때도 너에게 사과꽃이 온다고 말한다 하늘이 열리길 바라는 것처럼 사과꽃을 말한다 정성을 다했는데 사과꽃이 오지 않으면 한 해 쉬어 가라는 뜻이라고 말한다 보내 주는 분을 아는 것처럼 사과꽃을 기다리고 사과꽃의 배후를 말한다
시집 <사과꽃이 온다> 수록
시인 가정의학과전문의 <발견> 등단. 시집 『오래된 말』『기다리는 게 버릇이 되었다』『눈물 만큼의 이름』『사과 꽃이 온다』시편 묵상시집 『그가 들으시니』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