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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멀어진 순간, 나는 나를 다시 만났다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

by 진성

나는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조차

가끔 사람들 속에서 묘한 거리감을 느낀다.


모두와 함께 있는 것 같은데,

어딘가 한 발짝 물러서 있는 나.

맴돌듯 머무는 기분,

어색하고 낯선 감정이 가슴 어딘가를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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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친한 사람이라 해도

어느 순간, 말없이 생겨나는 보이지 않는 벽.

그 벽 앞에서 나는

늘 조용히 나를 돌아보게 된다.


이 관계는 지금 어떤 온도를 갖고 있을까.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내 감정은 지금 어디에 머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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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다 보면,

깊은 생각의 강에 조용히 잠기게 된다.

그 시간은 짧지 않지만,

그 속에서 나는 내 마음을 천천히 정리하고,

잊고 있던 내 안의 소리를 다시 듣는다.


그리고 그렇게 한동안 머물고 나면

어느 순간,

그 벽은 조금씩 허물어지고

나는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온다.

_____


이 감정은 도대체 무엇일까.

자신에 대한 솔직함 때문일까.

예민한 감정선,

혹은 타인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관찰하는 나의 습관 때문일까.


보이지 않는 여백의 순간이 불쑥 나타날 때마다

나는 다시 경계를 허물고 싶어진다.

다시 다가가고,

다시 연결되고 싶다.


하지만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그런 벽이,

조금은 나를 위한 ‘쉼표’였는지도 모른다.

_____


이런 감정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까?

혹시 나에게만 나타나는 이상한 증상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다가도,

나는 이렇게 스스로를 안아준다.


“조금 멀어진 순간,

나는 나를 다시 만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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