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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니 Feb 17. 2023

하와이에서 피크닉을

하와이 여행 세번째 이야기

기분좋은 피크닉으로 시작된 토요일 아침. 파머스 마켓을 구경하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한 후 하루를 시작해 보기로 한다. 택시를 타고 이동.

오아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큰 규모의 KCC 파머스 마켓. 매주 토요일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여기서 아침을 해결하고 다이아몬드헤드에 가면 딱 좋을 것 같았다.

파머스 마켓은 직접 생산하거나 재배한 과일, 채소 등의 농산물이나 수제 음료, 쿠키, 계절 음식 등을 판매하는 시장이다. 파머스 마켓에 가면 현지 음식 문화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특히 릴리코이, 구아바 등 신기한 과일들을 실컷 구경할 수 있어 좋다.

아기자기 예쁜 간판들과 다양한 음식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것도 저것도 다 맛있어 보여서 한참을 고민하다 우선 궁금했던 아사이볼 부터 구입해 보았다. 알록달록 과일 토핑이 예쁜 아사이볼은 요거트볼 같은 맛일 거라 예상했는데 그보다는 시원한 빙수에 가까웠다. 상큼하게 시작하는 아침.

시원하게 즉석에서 만들어 준 음료수를 한 잔씩 마시며 이리저리 한참을 기웃거리다 고민 끝에 고른 메뉴는 슬라이더. 커다란 햄버거를 하나씩 먹기에는 부담스러울 것 같아 사이즈가 작은 슬라이더로 결정했다. 갓 튀겨 낸 가늘고 바삭한 감튀와 함께. 한가지 이 곳의 단점이라면 앉아서 먹을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인데 길을 하나 건너니 딱 우리를 위한 테이블이 기다리고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 행복했던 토요일 아침의 피크닉.

기분 좋은 식사를 마치고 다이아몬드헤드로 이동한다.

다이아몬드헤드(Diamond Head)는 와이키키 해변의 동쪽에 있다. 강력한 화산의 폭발로 화산 몸체가 날아가고 생긴 널따란 분지와 같은 절구 모양의 화산으로 중앙에 큰 화구가 있다. 바닷물의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낭떠러지가 발달되어 경치가 아름답고 정상에 오르면 와이키키와 호놀룰루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용암동굴과 99개의 계단, 나선형의 계단을 통과해 정상에 도달하면 아름다운 전경을 만날 수 있다. 꼭대기에서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암석들이 다이아몬드 같다고 해서 다이아몬드헤드 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높이는 232m.

이런 자세한 정보를 알고 갔어야 했는데. 절대로, 슬리퍼 신고 만만하게 오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이 곳은 미 육군의 요새로 출입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미리 예약을 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예약은 여기 홈페이지에서 가능. 입장료는 인당 5불(주차비 10불 별도)이다.

https://gostateparks.hawaii.gov/diamondhead


KCC파머스마켓에서 다이아몬드헤드 까지는 비교적 가깝다. 반짝이는 바다 옆 길를 따라 입구까지 걸어갔다. 드디어 입구가 보이고, 햇빛은 점점 뜨거워지고, 이 때부터 조금 지치기 시작. 그래도 여기까진 시작에 불과했으니..

대체 누가, 왜, 이 곳을 성산일출봉과 비교했던가!!!! 우리 가족은 네 명 모두 왜 힘들게 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와야하는지 전혀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나는 무슨 베짱으로 이 아가들을 데리고 땡볕 아래 산행을 계획했던가. 성산일출봉과 비슷하다는 후기를 보고 완전 얕본 거다. 그래도 여긴 하와이인데.. 우리나라 화산과 스케일 자체가 다르다. 이것저것 꽂혀서 예약해 놓고 스케줄을 채우던 시기에, 덜컥 다이아몬드헤드 입장권을 구매해 놓았던 것이 화근이었다.

입구부터 징징거리던 둘째군은 결국 지치고 지쳐.. 울면서 올라갔던.. 마지막 지옥의 계단에서는 저렇게 빨래처럼 난간에 널려서 꼼짝을 안했다. 너도 너지만.. 사실은 나도 같이 울고 싶었던..

그렇게 힘들게 올라가서 바라본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은 가슴속에만 깊이 남겨두고 왔다.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와 와이키키 해변이 한눈에 들어오는 그림같은 풍경.. 이었지만 실은 너무 강한 햇빛에 사진을 어떻게 찍고 있는지 보이지도 않았고 전망대 위에 사람도 너무 많아 복잡했던..

그럼에도 꼭 한 번 가보길 추천한다. 체력이 좋다면. 그리고 햇빛이 너무 뜨겁지 않은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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