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에필로그 | 다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짧지만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의 연속인 삶이었다.
글로 나열하다 보니 어린 시절 트라우마도, 이혼도, 섭식장애도 어느 하나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의 기나긴 방황이 마음의 허기를 채우기 위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도 늦은 밤 아이를 재우고 쉽지 않은 나와의 싸움을 반복하다 얻은 귀한 시간이다.
죽을 것 같이 힘겨워도, 행복해 꿈만 같은 날도 결코 삶은 끝나지 않고 흐른다.
그러나 어떠한 날에도 그 모습 그대로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 말해줄 거다.
매일 매 순간 잘 견뎌내고 있음에 대견하고 또 이겨내려는 마음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고 말이다.
오늘 슬프더라도 내일은 행복할 수 있으니,
지금 오늘의 나에게 먼저 안부를 물을 것이다.
돌아오는 대답이 무엇이든 나도, 당신도 스스로에게 '괜찮다' 말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