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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이야기

by 행복반 홍교사

#1. 핫팩이야기


둘째가 하루는 이렇게 말했다.

"엄마~ 선생님이 핫팩 가지고 오래."

"아~ 추우니까 핫팩 가지고 오라고?"

"응. 집에 핫팩이 있나? 없으면 사야지"

"음.. 엄마가 한번 찾아볼게."


집에 예전에 받거나 샀던 핫팩을 봤던 기억이 나서 찾아보니 있다.

사이즈가 작은 핫팩 하나, 사이즈가 큰 핫팩 하나.

둘째에게 작은 핫팩을 내밀며 "이거면 되겠다. "했다.

그러고는 유통기한을 보니 제조일이 2018년...;;

유통기한이 지난 핫팩이 효과가 있는지 검색해 보니 사용할 수는 있다는 내용을 보고는 둘째에게 내일 아침 이걸 한번 뜯어보자고 했다.

그다음 날 견학을 가는 우리 둘째가 멀미를 하니, 짜 먹는 멀미약과 핫팩 하나를 식탁 위에 올려두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우리 첫째가 그걸 보고는 "엄마~ 나도 핫팩 있으면 좋겠어"한다.

등, 하굣길 걸어 다니는 우리 첫째가 "친구들은 거의 핫팩을 가지고 다녀. 나도 핫팩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어" 하길래, 사이즈가 큰 핫팩을 꺼내줬다. "이거 써. 근데 핫팩 식으면 안 되니까 내일 아침에 뜯자. 몇 시에 뜯어놓으면 좋을까? 너무 늦게 뜯으면 학교 가는 길에 안 따듯해져서 사용 못할지도 몰라"


"음... 아침 8시쯤."

"그래, 그럼 아침 8시에 뜯자."


그다음 날 (핫팩 그게 뭐라고;) 아침부터 첫째는 핫팩을 찾는다.

"지속시간이 8-13시간 이라니까 지금 뜯어봐도 될 거 같은데?"

"아냐. 나는 8시에 뜯을 거야." 하는 첫째.

혹시 유통기한이 많이 지나서 발열이 잘 안 될까 싶어서 둘째의 핫팩을 먼저 뜯어보기로 했다.

"이거 뭐야. 철가루가 질질질 새네..."

"유통기한 지나서 그런 거 아니야?"

"별로 따듯해 지지도 않아."

"엄마, 핫팩에서 냄새가 나."

"철가루 냄새인가? 냄새는 괜찮아. 철가루가 콧속에 들어가는 게 안 좋을 테니, 손을 씻어봐."

"이거 안 되겠네. 여기저기 검댕이가 묻네"

"엄마 나 형아 꺼 가지고 갈래. 선생님이 핫팩 가지고 오랬단 말이야."

"근데, 형아는 학교 오고 갈 때 추운 길을 걸어가서 큰 핫팩을 가지고 가야 할 것 같아. 둘째는 엄마생각에는 차를 타고 이동하니까 추울 일이 많이 없을 것 같거든."

속상한지 살짝 말수가 줄었길래, "엄마가 이렇게 말해서 속상했어?"

"조금"한다.

"둘째가 바깥에 더 오래 있었다면 형아한테도 그렇게 말했을 거야."

"이거 철가루가 자꾸 떨어지니까 엄마가 손수건으로 묶어줄게. 조금 따듯해진 거 같은데 가지고 갈래?"

"아니, 안 가지고 갈래."


"알았어."


와.... 그 핫팩이 뭐라고 오늘 아침 시간은 핫팩 이야기만 하다가 마무리되었다.^-^;;;


#2. 아침 등교시간 난리 타임 1분


한껏 느긋하게 준비하는 아이들.

"이제 옷 입어야 해."

아무리 말해도 나갈 시간 1분을 남겨놓기 전까지는 '세월아, 네월아'다.


그러다가 나갈 시간 1분을 남겨놓고 아이들은 특히, 첫째는 엄청 마음이 급해진다.


안경 쓰고, 잠바 입고, 장갑 끼고, 가방 둘러매고, 방과 후 악기 챙겨 들고, 신발을 신는데.... 전날에 내가 아이들 젖은 신발 속이 마르라고 넣어놓은 키친타월 휴지(깜빡 잊고 내가 미리 못 빼놓은 거) 빼내다가 이거 뭐냐고 첫째가 짜증 내고, 앞에서 신발 천천히 신는 둘째에게 형아 먼저 내려가게 악기 전해 줘야 하는데 문 앞에서 막고 서있냐고 둘째에게 내가 짜증 내고. 짜증 받은 둘째도 엄마 때문이라고 짜증 내고. 난리도 이런 난리도 없이 아이들을 내려 보냈다.


아침 등교 시간. 조금 여유롭게 나갈 수는 없는 것일까.

우선순위를 챙겨보자.

너희도 엄마도 우선순위가 필요할 거 같아.


그래도 그중에 가장 최우선 순위는 '사랑'이니까.

오늘도 엄마, 아빠의 사랑 먹고 우선순위대로 힘내는 하루 되길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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