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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이 반이다.

by 행복반 홍교사

오늘 오후에 원데이 독서수업을 지도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우리 아이들 태어나기 전에 해보고 정말 오랜만이라, 내가 잘할수 있을까 고민이 되고 걱정도 되었는데, 도전해보고 싶었다.


아이들을 좋아해서 아동학과에 들어갔고, 실습때 생각보다 빠릿하지 않은, 야무지지 않은 나의 모습에 좌절하고, 대신에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내 마음을 확인하며 내 소명이 아이들에게 있음을 다시한번 느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으며 우리 아이들에게 그사랑을 온전히 쏟아부으며 키웠다. 사실 몸과 마음이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우리 아이들을 온전히 키우며 어린 시절들을 함께 했던 건 후회하지 않는다. 그 시간들 덕분에 우리 아이들에게 분명 좋은 것을 흘려보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과의 놀이를 엮어 책도 내고, 아이들의 크고 작은 변화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해줄 수 있었다. 이제 초등학생이 된 우리 아이들에게 이제 나는 어떤 엄마의 모습이어야할까. 또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독서수업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였고 오늘 처음으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원데이 수업이라 또 언제 하게 될지 모른다. 그래도 오랜만에 나와 수업했던 아이에게 '뭐든 할 수 있다'고, '시도해보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것'이라고 얘기해주었다. 어쩌면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이 많이 자랐다. 아직도 "엄마~ 이거 해줘.", "엄마~ 저거 해줘." 요구하는 것도 많지만 "엄마가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바로 해줄 수가 없어. 엄마가 해줬으면 하는거면 조금만 기다려"하면 알아듣고 급한 건 자기가 하거나, 기다린다. 어릴 때 될 때까지 떼쓰던 아기는 이제 이렇게 컸다.


아이가 자라고 부모도 자란다.

그렇게 가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난 시간들이 추억이 된다.


아이가 뭐든 처음하던 때는 참 감동이 남다르다. 처음 태어나던 날, 처음으로 뒤집기를 하던 날, '엄마','아빠'라고 처음 말한 날, 처음으로 한 발 떼며 걸은 날, 처음으로 유치원을 간 날, 처음으로 초등학교를 들어간 날. 아직 많은 날들이 남았지만 지나온 첫 걸음들이 참 대견하다.


그 첫걸음의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고 아이들을 토닥여 본다. 그렇게 나를 토닥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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