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그대로의 나를 보듬어주기
사람의 성격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이렇게 보면 좋은 성격, 같은 사람의 같은 성격인데도, 저렇게 보면 이상한 성격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고 보면,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이상한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
내가 햇살육아를 고집하는 이유도 이것이다. 누구나 칭찬 받고 싶지, 지적을 받고 싶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좋은 면을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자는 게 내 생각이고, 육아철학이다.
나는 사람의 감정선을 세심하게 공감하고 배려하는 편이다. '저 사람이 이런 마음이겠구나'하고 말이나 행동을 배려하는 건데, 감정 에너지 소모가 많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곳을 가는 걸 참 힘들어한다. 그만큼 나는 혼자가 편한 사람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함께여도 정말 좋지만, 굳이 꼭 같이 있지 않아도 상관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혼자도 편하다.
나같은 사람도 혼자도 이것저것 하며 너무 잘 노는 우리 첫째를 보면서 조금 사교적이면 좋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가끔 든다. 그렇지만 이내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일 때 재밌게 하는 무궁무진한 놀이들이 우리 첫째의 자산이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적어도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른 체, 그저 심심해서 남들이 좋아하는 것에 휩쓸리지는 않는 아이여서 참 고맙다.
이런 엄마여서 어릴 때는 참 미안했다. 사교적이지 않은 엄마라서 우리 아이를 놀이 집단에 껴주는 걸 잘하지 못했고 지금도 그렇다.
나는 그저 아이의 반 발자국 뒤에서 걷는다. 아이가 동작을 취하면 그때서야 행동한다.
'아이가 날 필요로 할 때 알아차리고 반응하는 엄마'
나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엄마가 세심하게 내 아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관리자가 아니라, 따뜻한 햇살같은 시선으로 말이다.
아이를 생각하며 전전긍긍하는 소심한 엄마가 아니라, 내 아이의 요구와 필요에 적절히 반응하는 세심한 엄마라면 나도 내 성격을 이제는 좋게 바라봐주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대담하고 시원시원하고 쿨내 진동하는 그런 내가 아니라서 속상해하던 지난 날. 하지만 내가 가진 세심함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된다면 그것 또한 나만의 큰 장점일 거라고 생각해본다.
고맙다. 나야. 있는 그대로의 너를 존중하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