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사람들은 화가 나면 왜 소리를 지를까?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 이유_두 사람의 거리
사람들은 화가 나면 서로의 가슴이 멀어졌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 거리만큼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소리를 질러야만 멀어진 상대방에게 자기 말이 가닿는다고 여기는 것이다. p24
어느 스승이 제자들과 함께 강에 목욕하러 갔다가, 남녀가 강둑에서 언성을 높이고 싸우는 모습을 보고 제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스승의 물음에 제자들의 대답은 다양했다.
“사람들은 왜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는가?”
“평정심을 잃기 때문에 소리를 지르는 게 아닐까요?”
“분노에 사로잡혀 이성이 마비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어느 대답도 만족스럽지 않았던 스승은 그에 대한 설명을 한 것이다. 스승의 말에 놀라고 뜨끔했던 건 제자들이 아니고 나였다. 첫사랑으로 지독하게 사랑해서 만났어도 40년 동안 살아보니 싸울 일이 너무나 많았고 헤어질 뻔한 이유도 물론 많았다. 그때마다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한마디 툭 던져놓아도 될 일이었다. 큰소리를 대놓고 질러야 마음에 담아 두었던 생각이 그대 가슴에 콕 박혀 알아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일이 어디 한 두 번뿐이랴. 5년 전에도 분명히 이 문장을 읽었을 텐데, 두 번째 읽는 이제야 나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돌고 돌아서 오는 길도 의미 없지는 않았다. 글 한 줄이 가슴에 닿아 깨닫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가끔 나를 가장 잘 알 것 같은 사람이 문득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늘 곁에 있는 사람인데도 멀리 있다고 생각하면 큰 소리로 말하게 된다. 어떤 때는 소리라도 질러야, 잠시 멀어진 그에게 내 말이 닿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거리를 좁히고 싶은 외로움의 간절한 표현이다.
번번이 소리 지르는 화의 결말은 이기는 듯하지만 사실은 지는 것이었다. 이제껏 무리 없이 잘 살아온 것은 밀어내는 마음이 아니라 닿길 바라는 간절한 표현이라는 것을 알아주었기에 가능했다. 사랑할 때는 느낌만으로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서로 거리가 존재하지 않았기에 바라만 보아도 느낄 수 있었고, 속삭임만으로도 충분했다. 언제부턴가 그 관계가 변질되어 버린 우리에게, 저자는 영적 스승인 메허 바바의 우화를 낮은 목소리로 들려준다.
화가 나면 마음이 닫혀 버리기 때문에 상대방이 멀게 느껴진다. 그것이 화의 작용이다. 반면에 사랑은 가슴의 문을 열어, 멀리 있는 사람도 가깝게 느껴지게 한다. 그것이 사랑의 작용이다. 갈등의 10퍼센트는 의견 차이에서 오며, 나머지 90퍼센트는 적절치 못한 목소리와 억양에서 온다는 심리학의 통계가 있다. (중략) 소리를 지르는 관계는 가슴이 멀어진 관계이다. p.26
논쟁을 할 때 소리를 지르는 것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부르짖는 것 같지만, 사실 고통받는 받는 사람은 다름이 아닌 나 자신이다. 젊은 날처럼 소리 높여 언쟁할 일은 지금은 그다지 없다. 내 곁의 소중한 존재로 건강하게 함께 있는 것만 해도 퍽 감사할 일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사랑의 본질을 이타심에 둔다면 크게 소리 지를 이유도 없을 것이다.
‘상대방이 나에게 소리를 지른다면, 그것은 나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고 거리를 좁히고 싶다는 뜻이다.’ p27
꼭 큰 소리가 아니어도, 가족이든 친구든 낮은 목소리라도 거리를 느꼈다면 속히 달려가야겠다. 나를 필요하거나 거리를 좁히고 싶다는 신호일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