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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의 향은 풀내와 그리 다를 게 없더라

by 작가

1. 봄의 눅진하고 부드러웠던 기억은

2. 여름의 뜨겁고 푸릇한 초록이

3. 가을의 쓸쓸하고 높은 하늘 아래서 추억하고

4. 겨울의 마르고 여린 네 앞에서 바라본다,


1. 여름을 지나 선명하게 익어가고

2. 가을이 되어 한 줌으로 바스러지고

3. 겨울의 쌓인 눈 속 불투명한 얼음 속에

4. 다시 봄이 되어 그 꽃들 떨어질 때


1. 가을 빛깔 따라 갈색으로 물든 네 옷자락은

2. 겨울엔 자욱한 안개 따라 향을 머금고

3. 봄이 불어넣은 목련향 은은하게 풍기우고

4. 여름엔 세차게 내린 비 속 스민 잎이 마르며


1. 어느새 겨울이 되었는가

2. 나 다시 하늘 바라볼 수 있는 봄,

3. 또 한 번 그대 손 잡고 걸음 재촉할 여름에

4. 여전히 좋아하는 진한 갈색으로 변할 가을 기다린다


1-2-3-4-1-2-3-4-1-2-3-4-1-2-3-4

1-1-1-1

2-2-2-2

3-3-3-3

4-4-4-4



2주 만에 업로드합니다... 지난주에 학생회 L(eadership) T(raining)로 인해 약속을 어겨버렸습니다. 봄의 마지막 비가 내리는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계절을 담은 시를 새벽 4시 반에 써왔는데, 혁신적인 구조를 차용하고자 해 보았습니다. 다다음주 토요일이면, 시험이 끝납니다. 손꼽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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