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없이
정말 오래간만에 쓸만하다
이틀 전인가부터 인지할 수 있었는데,
나는 순수에 대한 강박이 있다.
순수하고자 노력하고, 스스로의 순수함을 지키려고 한다.
인지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나의 순수가 위협을 받았기 때문이다. 나로서도 순수함이 무어라고 정의 내릴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다가오는 그것이 순수함이 아니라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순수함이 아닌 것에 대해 재고하고, 자꾸 제동이 걸리는 것으로 보아 아직 나는 순수하다.
스스로의 상태를 평가하는 것은 참 우스운 일이지만, 나는 순수하고 싶어서 날 순수하다고 말하고 싶다.
순수함이란 무엇일까
너를 매일 다른 이유로 사랑하는 것(검정치마 - 한 시 오분)
한 사람을 깊이 이해하고 조심스럽게 교집합부터 합일까지의 과정을 거쳐가는 것
내 마음의 하늘을 비추어 최소한의 부끄러움만 있는 것(윤동주 - 서시)
순수함은 무겁다
가벼이 날리지 않는다
마치 영원의 서약에 지장 꾹 눌러 표하는 것처럼
순수함은 밝다
꽤나 이름 날려봤다던 그 탁함 어두움에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
왜 순수하고 싶을까
정말 잘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손해 보는 한이 있더라도 난
순수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근래 진행 중인 여러 유혹은 뿌리째 뽑아야 할 것이다. 다소 극단적으로 보일지라도.
난 평생의 사랑을 원하기에,
난 내 예술에 한 치의 방해도 없길 바라기에,
순수하길 원한다.
타락하여 그려낸 나의 자취는
차라리 눈을 감아버리고 싶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