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멋진 인생 바랐건만
바래진 일꾼의 일생
잘하고 있어
괜찮아
10년 뒤 숙련 일꾼의 모습을 그렸다
20년 뒤 스타 일꾼이 되어있길 바랐다.
거울 속 바래진 내 모습을 본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 표정 뒤로 기미와 검버섯이 숨어있다. 희끗희끗 새치와 푸석한 머릿결은 희미하게 바래진 나의 일상인 듯 다가온다. 오래 입어 남루해진 셔츠처럼 나의 꿈도 빛바랜 건 아닌지 실망스러운 그늘이 마음속에 드리워진다.
세수를 한다. 폼 클렌징으로 거품을 가득 내어 뽀드득뽀드득 개운하게 씻어낸다. 톡 쏘는 스킨을 바른다. 거울을 바라보며 딱딱한 표정을 지우고 거울 속 나에게 환한 미소를 보낸다. 헝클어진 머리를 빗으며 희끗한 새치를 검은 머리숱으로 감싸 안는다. 바래진 듯 하지만 내가 바라던 꿈은 생생히 그래도 있음을 확인한다.
바래져 보일 뿐 나의 바람은 여전히 빛을 내고 있다. 출근 길. 바람이 분다. 바람아! 가슴속 고이 간직한 꿈으로 나를 바래다주오! 출근 길, 출근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