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갑작스러운 인사 발령
어쩔 도리가 없는 일을 마주하고는 한다. 일꾼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만나면 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운다. '어쩔 수 없지 않나. 일단 해보는 수밖에'
MZ세대에게는 당당한 어쩔 TV가 있다면 X세대에게는 고객 숙인 '어쩔 수' 가 있다. 상사의 업무 지시를 받아 X세대 팀장은 MZ팀원에게 업무를 배분한다.
"이 프로젝트는 우리 부서가 하기로 했어. 어쩔 수 없이 당분간 바빠지겠어"
팀원들은 속으로 외친다. '어쩔 TV, 팀장이 받아왔으니 알아서 하셈'
회사에 충성을 다 했건만 일꾼은 뒤통수를 맞고는 한다. 이럴 수 없다, 그럴 수 있냐 항변해 보지만, '어쩔 수 없다' 라는 회사의 공허한 메아리만 돌아온다. 일꾼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다. 그저 받아들일 뿐.
비가 쏟아지는 날, 피로에 짓눌려 일어나기 힘든 날, 추운 날이어도 어쩔 수 없이 출근 길에 오른다. 이럴 수 없다고 따져봐야 나만 더 피곤하다. '그럴 수 있지, 그럴 수 있어'를 되뇌인다. 어쩔 수 없다면 그럴 수 있다로! 출근 길. 출근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