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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 랑 May 08. 2024

미지의 나라로



'맞아, 인천공항이 이렇게 컸었지?'



오랜만에 와본 인천공항을 둘러보며 가족들과 인천공항 내부를 걷고 있었다. 

인천공항은 올 때마다 설레는 곳이었다.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인천공항만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설레는 그런 곳.


'그런데 이상하게 지금은 잘 모르겠단 말이야 ' 설레는 건지 뭔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걷다가 

출국장 앞에 가족들과 내가 섰다. 



이제 곧 가족들과 헤어질 순간인데 나는 이상하게 눈물도 나지 않았다. 심지어 슬픈 감정도 들지 않았다. 

'뭐지... 적어도 슬퍼야 하는 거 아니냐...'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쯤 엄마를 보았다.



엄마는 눈에 맺힌 눈물을 손으로 닦고 있었다. 



" 아, 엄마~~ 왜 울어요~!"  하며 엄마를 안아주었다. 

평소에 눈물도 잘 없으신 엄마가 우는 걸 보고는 내가 이번에 한국을 떠나는 게 가족들에게도 꽤 큰 의미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어색해진 분위기에 못 견딘 나는 괜찮다며 한참을 떠들어댔다. 그렇게 한동안 엄마를 안아주며 달레 주고는 가족들의 걱정 어린 잔소리와 응원을 듬뿍 받고는 출국장을 향해 들어갔다. 



" 도착하면 연락해~!!!!! "  



엄마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피식 웃고는 우리 엄마는 참 걱정도 많다고 생각했다. 

'저렇게 걱정 많은 엄마가 나를 외국으로 혼자 보내다니..' 엄마한테 마지막으로 한번 손을 흔들어 보였다. 



서로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주고는 그렇게 먼저 뒤를 돌아 출국장 안으로 들어왔다. 

'아마 적어도 1년은 못 보겠지...' 가족들이 손을 흔드는 마지막 순간의 모습을 잘 기억해 둬야겠다고 생각하며 걸어 나갔다.  사실 이때까지도 아무 느낌도 감정도 들지 않았다. 무슨 로봇도 아니고... 사실은 실감이 안 났다. 그저 담담히 내가 가야 하는 길을 걸어 나가고 있는 느낌이었다. 



' 내가 진짜 가는 게 맞아?' 생각하며 게이트 벤치에 털썩 앉았다. 노트북 가방과 작은 여행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무거웠다. 엄청나게 큰 창밖으로 내가 타게 비행기가 보였고 나는 가만히 앉아있다가 조금씩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진짜 떠나기는 하나 보네...' 손에 쥔 여권사이에 껴있는 내 탑승권을 한참 들여다봤다. 



'허... 아니 진짜 가네....????' 



갑자기 가슴속에서 알 수 없는 설렘과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갑자기 누가 꺼놨던 나의 감각 스위치를 켠 것처럼 모든 것들이 생생하게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두근거림은 내가 비행기에 탑승하여 내 좌석에 앉았을 때, 그리고 특히 비행기가 이륙했을 때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희열감과 함께 내 몸은 붕 하늘로 떠서 어느새 한국을 벗어나고 있었다.



'안녕...!!! 대한민국!!! 곧 다시 보자!!!!!' 




그렇게 새로운 나의 시작을 축하라도 해주는 듯 한동안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즐기며 그동안 내가 이 유학을 위해 애썼던 시간들을 생각했다. 무엇 하나 예상한 대로 흘러간 것이 없는 유학 준비였고 그래서 더더욱 예상되지 않는 미래에 불안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학을 준비하는 여정에서 배운 것 하나가 있었다.





'인내한다면 결국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겠구나' 





결국 이뤄냈다는 부푼 성취감을 만끽하며 나는 어느새 미지의 나라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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