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웨딩 사진은 | Maligne Canyon

캐나다 록키 하이킹 - 2권

24년 전 이맘때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 태풍 때문에 야외 촬영이 연기됐다. 고궁에서 드레스와 턱시도 입은 커플들의 촬영을 많이 봐온 나는 야외 촬영이 별로 내키지 않았었다. 태풍이 한편으론 고맙기도 했고, 차라리 잘 됐다 싶어 남편과의 합의하에 결국은 취소해 버렸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야외에서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었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다.  

하지만 록키의 이곳은 나에게 두 번째 결혼을 하던지 아님 현남편과 리마인드 웨딩을 하던지, 겨울왕국의 엘사가 되어 흰 드레스를 입고 야외 촬영을 하고 싶은 욕구를 마구마구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2021년 2월 12일, 2020년 2월 20일

Lenth: 왕복 3.84km

Elevation gain:  47m (경사는 거의 없다. 미끄러지지만 않으면 된다)

준비물: ice cleats, 헬멧, 장갑, 스키바지 (엉덩이로 미끄럼을 타야 하는 곳이 있다)

AllTrails: https://www.alltrails.com/explore/recording/maligne-canyon-ice-walk-d04e5fd

Maligne Canyon은 캐나다 앨버타주 자스퍼 국립공원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중 하나다. 오랜 시간 동안 계곡물이 화강암 지층을 침식시켜 깊은 협곡을 만들어 낸 자연의 최고 예술 작품이다. 여름철엔 계곡옆 트레일을 따라 걷다 보면 계곡 위에 걸쳐진 5개의 다리를 오가며 시원한 물소리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깊은 계곡 그리고 그 사이를 흐르는 엄청난 유속의 계곡물은 웅장함을 넘어서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여름에는 여러 번 가보았지만 남동생이 한 겨울에 이곳을 가자고 했다. 숨을 들이마시면 코털이 빠지직 어는 추워도 심하게 추운 2월에 Maligne Canyon을 가자고???  계곡물이 꽁꽁 얼었을 때 계곡 아래를 걷는 icewalk이 유명하다고 들었단다. 그리고 얼음이 가장 두껍게 어는 2월이 icewalk를 하기에 가장 안전한 때라고 들었단다. 

캐나다 록키, 여름에 와야 구경할 곳이 많은 건 자타공인 사실이다. 하지만 겨울에 록키를 방문하는 분에겐 Maligne Lake icewalk가 나의 원탑 추천이다. 징그럽게 춥지만, 내복 단단히 껴 입고 여기 여기 꼭 한번 와보시라. 처음 해 보시는 분들은 유료 투어 (CAD 75 - 가이드, 점심, ice cleats, 헬멧 포함)도 강력 추천이다.  

https://www.banffjaspercollection.com/canadian-rockies/jasper/maligne-canyon-icewalks/

 

위에서 내려다보는 협곡의 여름 풍경과는 전혀 다른 신세계가 겨울에는 계곡 아래에 펼쳐진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깊은 협곡이다. 사진을 좀 더 잘 찍을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Ice climber들에게 Maligne Canyon의 이 빙벽은 유명한 곳이란다. 

Icewalk는 말 그대로 얼음 위를 걷기 때문에 신발 위에 끼워 신는 ice cleats (spikes, 아이젠)는 필수다. 

우와우와, 이렇게 추운 날씨에 야외 웨딩 촬영이 진행 중이다. 

인생샷이다. 추위쯤이야~ 

얼음동굴, 추워도 2월에 가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