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동안 지속되는 추운 겨울, 영하 20-30도의 추위는 겨울왕국에 사는 우리의 일상이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코털이 빠지직 어는 느낌은 우리 겨울왕국 주민들에게 익숙한 웃픈 현실이다. 그래서 내 스토리에는 유난히 겨울 이야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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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 실비아 스토리 다시 보기
영하 41도 (체감 영하 50도) - 금요일 일상 (2024-01-13)
영하 60도 그 이후 (2024-01-17)
추워도 스윗홈 (202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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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을 지나자 낮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며 "이제 봄이 오는구나..."라는 섣부르고 건방진 생각을 했다. 그래서 거금 20불을 들여 내 새 애마를 최고급 옵션으로 세차하고, 겨우내 쌓였던 먼지를 씻어내며 봄맞이를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주 이곳에 하루 동안 30센티가 넘는 폭설이 내리며 우리의 바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겨울왕국 에드먼턴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에혀, 겨울왕국이 그럼 그렇지" 마음을 다잡고, 집 앞 눈도 치우고, 겨울 파카와 롱부츠를 입고 신기 편한 장소에 다시 배치했다. 설래바리 친 마음도 반성했다.
지난 금요일 밤, 남편이 돌돌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그리고 남편으로부터 세 글자 문자가 왔다.
오-로-라
가운을 걸치고 2층 침실 베란다로 나가 하늘을 바라보니 오로라가 춤을 추고 있었다.
"영진아! 영진아! 오로라~" 기말고사 준비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아들을 불렀다. 숲을 바라보고 있는 2층 베란다에서 아들과 함께 손이 시리지만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오로라가 사라졌다. 다시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는데 남편이 "딩동 딩동" 초인종을 누른다. 집 앞으로 나가니 더 멋진 더 선명한 오로라가 하늘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겨울왕국에 사는 우리 윈터 원더랜드 주민들에게 하늘은 선물을 보내주었다.
"긴 겨울 보내느라 고생했지. 조금만 더 참아. 봄이 오고 있어. 이건 너희에게 주는 선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