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백돌이 백순이 이야기
요즘 토요일 아침이면 나는 주중 출근할 때보다 더 빨리 눈을 뜬다.
어둡고 추운 겨울 아침, 회사를 가야 하는 평일엔 침대 위에서 최대한 꼬물꼬물 버티다 마지못해 일어나지만, 토요일 아침은 사정이 다르다. 출근하는 날보다 더 일찍 일어나 책을 읽고,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그리고 남편을 깨워 함께 스크린 골프장으로 향한다.
가는 길엔 꼭 맥도널드 드라이브 스루에 들러 더블더블(프림 둘, 설탕 둘) 커피 두 잔을 픽업한다. 따뜻하고 달달한 커피는 주말 아침, 우리 부부가 누리는 조그만 호사다.
스크린 골프장은 9시에 문을 열지만, 우리는 늘 15-20분 일찍 도착한다.
5분 정도 가볍게 스윙 연습을 하고 나면 곧장 18홀을 시작한다.
첫 번째, 두 번째 홀을 돌며 몸을 풀고 나면 속도가 붙는다.
한 사람이 스윙하면, 다음 사람은 바로 클럽을 들고 이어서 친다.
목표는 단 하나. 1시간 안에 최대한 많이 도는 것.
게임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지난 토요일엔 10시 전에 17홀까지 끝내는 기염을 토했다.
파4인 18번 홀을 남겨둔 상태에서 우리의 스코어는 93과 86.
비록 18번 홀을 실제로 치진 못했지만, 머릿속에서는 이미 다 쳤다.
에이, 토요일인데 기분 좋게! 18번 홀은 파로 친 걸로 치자.
어쨌든 꽤 기분 좋은 마무리다.
1홀을 남겨주는 센스.
보기 플레이어를 꿈꾸는 백돌이 남편과 백순이 아내인 나에게,
그 한 홀은 희망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