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새벽의 불씨 속에서
나는 깬다.
이상은 아직 남아 있고
잠은 멀리 물러선다.
아침의 손끝으로
책장을 넘기고, 먼지를 털고,
바람을 불러들인다.
기쁨이 서 있다.
그 위에 내가 있다.
무엇을 원했는가.
허기인지, 욕망인지 모를
배고픔에
허겁지겁 나를 채운다.
그럼에도 마음 한쪽은
끝내 비어 있었다.
놀이터의 아이들이 웃는다.
그 웃음이 내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
그 순간, 나는 행복했다.
저녁이 와서
하루의 궤적을 닦아낸다.
먹고, 움직이고,
느끼고, 생각했다.
그것이면 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시간이다.
아이다.
음식이고, 먼지며,
바람이고, 나무다.
흘러가며 살아 있고,
서 있으면서도 자란다.
그것이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