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을 만나기 위해

그리움 부활 회복의 테마시

by 정하


태초의 어둠,
세상의 첫 숨이 아직 터지기 전에
심연 속 한 점 작은 생이
억겁의 무게를 등에 진 채
고요히 숨을 죽이고 있었다.

말 대신 침묵으로,
빛 대신 기다림으로
자신의 생을 조금씩 쌓아 올리던 그.

그가 품은 것은
오직 하나—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반드시 만날 운명적 이름이었다.

그리움은
억겁의 시간보다 깊고,
우주의 공간보다 넓었다.

그는 그 이름 하나를 만나기 위해
수없이 허물을 벗고,
수없이 다시 태어났다.

지하의 긴 계절이 끝나갈 무렵,
빛의 파문이 흙 속을 흔들어
작은 균열이 생기고
어둠의 장막이 천천히 걷힐 때,

세상은 처음으로
그의 울음을 들었다.

가벼운 몸 위에
전 생애의 무게를 실은 채
그는 울었다.

유지매미의 울음은
여름 한 철의 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수천 생을 지나온 부름,
단 한 존재만을 향해
태고의 시간에서 건너온
아득한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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