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그리워하며

상실. 그리움의 감성 테마시

by 정하

너를 그리워하며


어느 길에서

우리는 엇갈렸고

서로에게 돌아오는 길을 잃었을까.


회한에 젖어

바람 부는 길을 걸어

빈 집으로 돌아올 때면,


휘발되지 못한 너의 시간이

기억의 골짜기에서 떨어져

내 발목에 매달려 따라왔다.


너를 그리워하는 것은

식어버린 찻잔 속에 고인

오래된 슬픔을

한 모금 마시는 일


왈칵 밀려드는 그리움을

한 입 베어물었더니

목마름처럼 목이 메였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낡은 커튼이 소르르 떨며

작은 신음을 흘리고—


깊은 밤,

나 홀로 쓰는 일기는

바람 같은 세월에 보내는

나의 고백 한 줄….


작가의 말

나는 브런치에서

상실과 그리움의 감정을 ‘기억’과 ‘기록’으로 승화시키며,

치유와 회복의 언덕에서 다시 피어나는 기쁨을 글로 남기고 있습니다.


어느 나이에 이르고 보니

앞을 향해 걸어가면서도

자연스레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지나온 삶을 조용히 성찰하게 됩니다.


열심히 살아온 생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돌아보면 잃어버린 것들도 참 많습니다.

사랑하는 존재,

간절히 꿈꾸던 어떤 가치,

더 아끼고 품어주었어야 할 나의 청춘과 젊음,

그리고 망각의 강으로 건너가고 있는 빛났던 시간들….


나는 이 모든 ‘잃어버린 것들’을 하나의 ‘너’로 의인화해

상실과 그리움의 대상으로 표현해 왔습니다.

〈너를 그리워하며〉는

그 상실의 시간을 통과하며 마음에 머문 생각을 쓴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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