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큼이나 중요하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몇 년 간 중단했던 초등학교 운동회가 올해 다시 부활한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제한됐던 학생들의 신체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서울시 교육청의 대응책이라고 한다.
필자의 기억 속 초등학교 운동회는 설레는 날이었다. 그날 하루는 공부를 안 해도 되고, 각종 선물도 받으니까.
갈수록 아이들이 미디어 기기에 익숙해지며 움직임이 줄어드는 가운데, 운동회의 부활은 참 반가운 소식이다.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운동은 필수적이다. 성장기 몸의 발달과 건강, 기초 체력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정서적으로도 반드시 필요하다. 운동에 따라 적극성이나 침착성, 사회성 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와 농구는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그리고 가장 쉽게 접하는 대표적인 운동이다.
나 혼자만 잘해서는 이길 수 없는 팀 플레이기 때문에 ‘팀워크’가 무엇인지 깨우치며 동료를 격려하고 배려하는 법도 배우게 된다. 어릴 적 필자나 동료의 실수로 실점을 했을 때, 실책한 동료가 기죽지 않도록 서로 어깨 두드리며 괜찮다고(괜찮지 않았겠지만), 이길 수 있다며 격려했던 기억이 난다.
스케이트는 도전정신, 자신감을 기르는 데 좋다. 겨울 스포츠로 떠오르는 종목이긴 하나, 사실 곳곳에 있는 실내 아이스링크에서 사시사철 즐길 수 있다. 스케이트를 처음 타보면 무척이나 당황스럽고 무서울 것이다. 그냥 신발로 가만히 서 있어도 미끄러운 빙판 위에서 두 개의 가느다란 칼날에 내 몸을 세우고 있으니 말이다. (필자가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스피드 스케이트화를 신고 빙판에 올라섰을 때, 벽 없이는 한 발짝도 못 움직였던 ‘벽아일체’였다. 그날 30번 정도 넘어져, 바지가 다 젖은 채 집에 갔던 기억이 난다.)
빙판 위에 똑바로 서고, 한 걸음씩 걸음마를 떼고, 한 발 한 발 밖으로 밀어내며 제법 그럴듯하게 주행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피어나는 자신감과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빙판 위를 스치며 느끼는 속도감과 스릴은 덤이다.
등산과 수영, 클라이밍 역시 성취감 고취에 좋다. 세 운동의 공통점은 바로 무조건 ‘목표 지점’이 있다는 것. 산은 ‘몇 m’까지 올라가 보자 하는 목표가 있을 것이고, 클라이밍은 찍고 내려와야 하는 'Top'이 있다. 수영은 물 한가운데서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니. 자신의 능력에 맞게 목표를 정하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인내심과 끈기를 기를 수 있다.
이런 운동들이 아니더라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 규칙적인 운동은 주의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관련된 연구 결과도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육심리학부, 맥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공동연구팀의 연구에 의하면, 10세 이전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중학교에 진학한 다음 주의집중력이 더 우수하고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발생 확률도 낮았다고 한다.
린다 파가니 몬트리올대 교육심리학 교수는 “체육활동이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다양한 도움을 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라며 “이번 연구는 다양하고 규칙적인 체육 활동이 어른이 돼서 필요한 사회적 능력 개발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성공의 기초체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 아이가 운동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다양한 운동을 제시하고, 아이가 흥미를 잃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시켜야 하겠다. 그리고 이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부모의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