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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비 Dec 04. 2024

지난 밤, 안녕하셨습니까

다시 또 아침이 밝았습니다


지난 밤, 많은 일이 있었다. 실시간 생중계로 그 모든 순간들을 지켜보던 남편과 나는 끝없는 한숨과 울분과 슬픔을 나누었다. 곤히 잠들어 있는 저 아이에게 내일 아침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어떻게 설명을 해 줄 수 있나 부끄러운 마음이 앞섰다. 어쩌면 일상을 온전히 빼앗길 수도 있었던 선포. 그것들 되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한 155분의 시간. (일상을 빼앗긴다는 말이 과장처럼 느껴지지 않기를) 

 

국회로 몰려드는 군인들을 보며 나는, 그 시각 개인의 판단이나 이념 혹은 신념과는 하등 관계없이 '군인'이라는 이름으로 몰 개인화된, 이 땅의 무수한 아들들의 눈망울에 자꾸만 시선이 꽂혔다. 그들의 마음에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어쩌면 이렇다 저렇다 소리 높여 울부짖을 수 있는 우리보다 우리 앞을 막아서고 명령대로 움직여야 하는 그들이 더 괴로운 건 아닐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들조차 애처롭게 바라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그마저도 서글프고 아픈 밤이었다.

 

아침이 밝았다. 무거운 마음으로 아이를 마주한다. 간 밤에 일어난 일에 대해 최대한 이해 가능한 단어들을 끌어와 상황을 설명했으나 아이는 거듭 고개를 갸웃거린다. "엄마, 그래서 그 일로 이득을 본 사람은 누구야?"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을 때는 분명 이득을 보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그게 곧 범인이라는 말을 코난에서 봤단다. 네 말이 맞다, 동의하며 웃으면서도 물음표는 점차 커져만 간다. 그러게, 불 보듯 뻔한 이 악수에 이득을 얻는 자는 누구였지.   

 

한바탕 해프닝처럼 끝나버린 이 사건은 이제부터가 시작일 지 모르겠다.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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