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집순이 Dec 19. 2023

조금만 엄한 투로 말해도 혼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아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걸까?


'앞으로 벌어질 상황'에 대한 조언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아이들이, '이미 벌어진 상황'에 대한 조언들에 대해서는 예민하다.


예를 들어, "친구한테 그렇게 말하면 기분 나쁠 수 있어"라는 말을 하는 경우 "힝, 그렇게 말씀하시면 제가 잘못한 것 같잖아요."라고 반응한다.


내 입장에선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아니 해줘야 하는 조언인데 그렇게 받아들이니 당황스럽다.




내가 너무 버릇없게 키운 것일까? 너무 수용적으로 키웠나? 요즘 하는 유일한 고민이다

초등학생 저학년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스스로 행동할 수 있지만 아직 삶의 경험은 부족한 상태다.


뚜벅뚜벅 스스로 걸어가고는 있지만, 방향 찾기가 어설퍼 아이의 몸을 살짝 돌려주고 옳은 길을 바라보며 가도록 해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위험을 피해 가기가 어렵다. 아이들이 스스로 걷는 길, 인생이지만 엄마가 아직은 동행해야 하는 이유다.




나는 생명이나 정서에 심각한 위협이 되지 않으면, 그냥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스스로 방향을 찾게끔 지켜보았다.


등하굣길 외의 학교 생활 전반을 아이에게 모두 맡겼다. 생활 면에서는 아이 나름 시행착오를 거치며 스스로 잘해나가고 있다.


다만 위에서 말한 부작용이 있는 것이다. 가끔은 내 조언도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는데, 모든 걸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그것을 듣기 싫어한다.


결국은 내가 그렇게 키워온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이왕 이렇게 키워 온 이상, 아이들에게 설명을 하나 덧붙여보기로 했다.


엄마는 네 생각을 존중하지만, 더 멋진 사람이 되도록 너를 가꾸는 말도 필요하다고. 마치 나무 가지치기처럼 말이다.


쌓이고 쌓여 습관이 되고 정체성이 될지도 모를 사소한 행동을 바로잡아 주는 것.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엄마는 그러라고 있는 거 아닐까?

이전 05화 아이가 받은 선물은 아이의 것이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