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거리, 건강한 마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선이 있다.
그 선이 너무 가까우면
답답해지고,
너무 멀면
외로워진다.
사이는 가깝지만
마음은 조용히 숨 막히는 관계,
말은 많이 해도
본심은 닿지 않는 거리.
‘함께’라는 말이
항상 따뜻한 것만은 아니란 걸
우리는 살아가며 배운다.
예전의 나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애썼다.
기대에 맞춰주고,
불편한 상황도 웃으며 넘기고,
내 감정을 접어두는 걸
배려라고 착각했다.
그렇게 맞추는 관계일수록
쉽게 지치고,
언젠가 꼭
내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다.
같이 걷고 있지만,
그 길이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우리는 종종
‘좋은 사람’이 되려다가
‘나를 잃은 사람’이 되곤 한다.
모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정작 나 자신은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에
조금씩 고장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제는 생각한다.
함께 걸을 수 있다는 건
나를 버려서가 아니라,
나를 지킨 채로도
충분히 걸을 수 있어야 한다고.
건강한 관계는
내 마음을 들킬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
침묵이 어색하지 않고
감정의 흐름에 솔직해질 수 있는 거리.
모든 걸 다 공유하지 않아도,
서로의 경계선을
조심스럽게 존중해 주는 사이.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자기만의 속도로 걸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사람.
그런 관계는
함께 있어도 자유롭다.
가까운 사람이지만
늘 함께할 수는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도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이 있고,
친한 친구와도
거리 두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진짜 친밀감은
끈적하게 엉켜 있는 게 아니라,
느슨하지만 단단하게 이어진
신뢰의 감정 위에 생긴다.
붙잡는 대신
내버려 둘 수 있는 여유.
그게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
요즘은 나에게 묻는다.
“이 관계 안에서
나는 안녕한가?”
“같이 걷고 있지만,
내 속도는 지켜지고 있는가?”
이 질문에
“응, 괜찮아”라고 대답할 수 있다면
그건 놓치지 말아야 할 인연이다.
반대로,
계속 나를 깎아내려야
유지되는 관계라면
이제는 천천히
한 발 물러설 줄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