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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쓰는 엄마 Feb 16. 2023

아이를 통해 사랑을 배운다

고단한 하루의 위로가 되어주는

SNS에 올라오는 지인들의 육아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그때의 나와는 다르게 즐기면서 육아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지인의 '스토리'에 하트를 누르고 무심코 이준이의 신생아 시절 모습이 담겨있는 사진첩을 열어본다. 그때의 나는 마냥 힘들기만 했던 것 같은데, 사진첩에는 이준이의 웃는 얼굴이 가득 담겨있다.


"자기도 많이 사랑해 주고 행복해했었어."


신생아 시절 이준이에게 사랑을 주지 못했던 게 아닌지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내게 말했다. 힘들어했지만 그만큼 많이 사랑해 주고 또 나도 행복해했었다고.


돌아보면 힘들어도 더 웃어줄걸, 손목이 아파도 더 안아줄걸, 번거로워도 더 자주 외출해서 세상을 보여줄걸, 잠이 쏟아져도 새벽에 일어나 배고프다고 보채는 너를 더 사랑으로 보듬어줄걸. 후회 투성이다.


이제는 25개월이 된 우리 이준이. 그때보다 더 사랑해 주어야지, 다짐한다. 더 안아주고, 더 웃어주고, 이준이가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더 자주 외출을 하고, 더 많이 함께해 주어야지.



처음 1년은 잘 몰랐다. 다른 엄마들은 태어나자마자 아이와 사랑에 빠지고 모성애가 샘솟는다는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처음 몇 달간은 그저 내게 엄마라는 타이틀이 주어졌으니까, 내가 돌보지 않으면 이 작디작은 생명체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 의무감에 육아를 했었다. 육아 기쁨보다는 하루하루 그저 버텼다. 아이가 나를 사랑하는지 느끼지 못했다.


돌이 지나고 이준이가 점점 사랑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내 곁에 와 얼굴을 끌어안고, 등에 업히고, 치마를 잡아당기고, '엄마, 엄마' 하며 활짝 웃어주었다.


엄마를 부르는 그 작은 입술, 나를 잡아 끄는 인형 같 아담하고 따뜻한 그 손과 사랑에 빠졌다.




얼마 전 이준이의 어린이집 알림장 어플에 이런 글이 적혀왔다.


"활동한 거 엄마 보여주자고 들어보라고 하니 활짝 웃네요. 엄마 생각만 해도 행복한 이준이에요."


고단했던 하루, 이 한 문장에 위로를 받고 금세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찬다.


"우리 아들, 엄마 아빠가 많이 많이 사랑해."


오늘 퇴근하고서는 더 많이 말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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