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는 사랑
오늘도 하나의 마음을 반으로 덜어내어 숨겼다.
긴 줄을 사이에 놓고, 그 끝엔 당신과 내가 서있다. 줄은 다시 풀어낼 수 없을 만큼 여러 갈래로 촘촘하고 복잡하게 얽혀있고, 우리는 줄의 양쪽에서 마주 보며 서있다. 누군가는 사랑이 서로 한 방향을 바라보는 거라고 말했지만, 당신과 함께 해사한 갈대밭에서 우리에게 쏟아지는 주황빛 노을을 바라보고 싶다는 내 작은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이렇게 우리는 마주 보고 서있다.
그러다 때때로 당신의 고운 손길이 무심결에 줄을 잡아당길 때면, 나는 당신의 품과 가까운 쪽으로 잔뜩 휘청거리며 끌려갔다. 내가 고심 끝에 잡아당기는 결심으로는 당신을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었다. 평생 동안 내가 당신의 앞에 있을 때, 더는 다가갈 수 없는 하나의 줄을 사이에 둔 모습이라고 해도, 아마 나는 지금처럼 당신 곁에 머물 것이다. 계속해서 초라할 것이다. 언제까지고 너는 버티고 나는 끌려갈 모습이 눈물겹지만, 당신을 눈에 담지 못하는 것보다 더 슬픈 일은 없을 것이기에.
나는 당신에게 점선이 아닌 실선이고 싶었다.
삶의 결계와 이음새의 마디가 언제라도 희미해지는 날에는,
다시 선명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내가 채워주고 싶었다.
내 깊은 마음을 당신이 영영 모르기를 바라면서, 하나의 마음을 반으로 덜어내어 숨긴다. 숨긴다는 것은 어쩌면 숨을 참는 것과 같은 일. 오랜 지속을 장담할 수 없겠지만, 능숙하도록 반복한다면 당신과 인사하기 전까지는 들키지 않을지도 모른다. 만약 당신이 알게 된다면, 우리는 더 이상 마주 보고 서있는 것마저 불가능할지도 모를 테니까. 문득 두려움이 엄습해 올 때마다, 주체할 수 없는 붉은 감정을 억눌러본다. 몇 번이고 숨을 참는다.
더는 나오지 못하도록 나의 의지로 막는 게, 나오고 싶어도 나오면 안 되는 현실보다 훨씬 나을 것이었다.
당신은 나를 몰라도 된다. 내가 당신을 알기에. 그저 존재하는 것. 그게 당신이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자 최선의 선택일지 모른다. 당신이 그곳에 머물러 주기만 한다면, 나는 최대한 오랜 시간을, 당신이 모르도록 그리하여 힘들지 않도록 먼발치에 서 있기만 할 것이다. 여러 아픈 이유들로 나는, 당신 앞에서 오늘도 하나의 마음을 반으로 덜어내어 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