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유별




강철도 아니고 콘크리트도 아니고 바위도 아니다. 강인한 것은 새싹이다. 아주 작은 씨앗이다. 가녀린 몸으로 언 땅을 두드리고 두드려 마침내 흙을 밀어내고 돌부리를 들어 올린다. 당돌한 몸짓에 콘크리트도 금이 가고 바윗덩이마저 갈라진다.

내 안의 씨앗이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밟았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깊숙이 숨어 힘을 모으는 중이다. 미미하지만 생장하는 중이다. 고단하더라도 기필코 지반을 뚫고 눈부신 하늘을 마주할 예정이다. 들썩 들썩이는 씨앗의 미동이 당신에게도 닿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