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6. 사랑(정호승)
[하루 한 詩 - 066] 사랑~♡ 그게 뭔데~?
꽃은
물을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새는
나뭇가지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달을
지구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나는
너를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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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떠나지 못하는 것들이 이것뿐이리오.
구름은 하늘을 떠나지 못하고
물고기는 물을 떠나지 못하고
그림자는 주인을 떠나지 못하고
은하수는 밤하늘을 떠나지 못하고
나는 그대를 떠나지 못하고
그대는 나를 떠나지 못하고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것
자웅동체 찐사랑이라 하네.
하지만
세상을 공평하지 않다는 것 증명하듯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자
떠나기 싫어도 떠나야 하는 자
함께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는 자
함께 살기 싫어도 살아야 하는 자
뒤죽박죽 세상이라도 살아야 하겠지요.
사랑의 동격인 삶은
살아가고, 살아내고, 살아지는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