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 썰물(장석주)

[하루 한 詩 - 244] 사랑~♡ 그게 뭔데~?

by 오석연

저 물이 왔다가 서둘러 가는 것은

아무도 불러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저 너른 뻘밭은

썰물의 아픈 속내다


저 물이 왔다가 서둘러 가는 것은

털어놓지 못한 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저 뻘밭에

여름 철새 무리의 무수한 발자국들은

문자를 깨치지 못한

썰물의 편지 같은 것


썰물이 자꾸 뒤를 돌아보면서도

저렇게 서둘러 돌아가는 것은


먼 곳에서

누군가 애타게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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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부모님 땀방울로

대처로 나와 공부한 자식들

명절마다 고향집 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온다.


몇 번이나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꼬부랑 부모님

보이지 않을 때까지

몇 번이나 돌아보며

눈시울 붉히던 그 마음이

썰물의 아픈 뻘밭 속내였구나.


가까이 다가가는 것보다

돌아 나오기가 어렵고

사랑하는 것보다

헤어지는 것이 아프다.


서둘러 돌아서는 것이

이별의 아쉬움을 달래는 최선이라지만

쌩하고 달아나는 자동차

꽁무니만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을

자식은 알기나 할까.


남겨진 자의 아쉬움을

달아나는 썰물은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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